2013.10.25 20:19
신명기 32:7에서 모세는 ‘옛날’을 기억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따라서 기억하고 생각해야할 대상으로서 ‘옛날’은 신앙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옛날’은 예모트(날을 뜻하는 욤(yom)의 복수형, yemot)라는 단어와
올람(영원,olam)이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날’은 ‘낮’(daytime)과 ‘날’(day)을 뜻하는 일반적인 히브리어 명사 ‘욤’이 쓰였다. ‘옛’이란 의미로 번역되는 ‘올람’이란 단어는 성경에서 ‘과거’나 ‘미래’의 시간을 가리키는 중요한 단어이다.
‘올람’이란 단어는 ‘감추다, 가리다’(hide)라는 뜻의 히브리어 ‘알람’(alam)이란 단어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과거나 미래의 시간이란 현재의 관점에서 볼 때 ‘감추어진 시간’이다. 과거는 이미 흘러가서 잊혀졌기에 감추어졌으며, 미래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에 미지의 시간이므로 역시 감추어진 영역이다. 구약성경에서 ‘올람’이 가리키는 바가 과거의 시간인지 미래인지, 아니면 ‘영원’을 가리키는지는 이 단어와 결합되어 쓰이는 단어에 따라 달라진다.
첫째는, 신명기 32:7과 같이 ‘날’을 가리키는 단어의 복수형과 쓰여 ‘옛날’을 뜻하는 경우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이사야 58:12, 61:4에서는 ‘오래 황폐된 곳들을’이란 표현에서 ‘오래’라는 뜻으로 ‘올람’이 번역되었다. 미가 7:14, 말라기 3:4에서는 ‘옛날’이란 단어로 쓰였으며, 사무엘상 27:8, 이사야 51:9, 63:9,11에서는 ‘옛 시대’, ‘옛적 모든 날’, ‘옛적 날’ 등으로 번역되었다.
둘째는, ‘올람’이 ‘길’을 가리키는 단어나 기타 다른 단어 등과 결합되어 ‘옛적 길’, ‘옛 지계석’ 등으로 사용되었다. 욥기 22:15, 예레미야 6:16, 18:15에서는 ‘옛적 길’이란 뜻으로, 잠언 22:28, 23:10은 ‘옛 지계석’으로, 예레미야 28:8은 ‘자고로’(from ancient)라는 뜻으로 번역되었다.
셋째는, ‘올람’이란 단어가 ‘~까지’라는 뜻의 전치사 ‘아드’라는 단어와 결합되면 ‘영원’을 가리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올람’이 ‘예모트’와 결합되면 주로 ‘영원한 과거’를 가리키는 반면에 전치사 ‘아드’(ad,~까지)와 함께 쓰이면 ‘아드 올람’(ad olam)의 형태가 되어 ‘영원토록’이라는 미래시간을 가리킨다(대상 16:36, 시 103:17). 전도서 3:11은 ‘올람’의 단독 형태로 쓰여 ‘영원’(eternity)을 나타내며, 시편 73:12은 ‘항상’(always)이란 뜻으로 사용되었다.
특별히 ‘올람’이 두 번 반복하여 “영원부터 영원까지”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대상 16:36, 느 9:5). “민 하올람 베아드 하올람”(min haolam bead haolam)은 ‘from’을 뜻하는 히브리어 전치사 ‘민’(min)과 ‘to’를 가리키는 전치사 ‘아드’(ad)가 결합된 형태이다. 이와같이 ‘올람’이 다양한 뜻의 전치사와 결합되어 ‘과거부터 미래까지’ 제한이 없는 영원한 시간을 가리키는 뜻으로도 많이 쓰였다(시 41:14, 90:2, 103:17, 106:48, 렘 7:7, 25:5).
이상의 내용을 정리할 때, ‘옛날’은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와 ‘미래’의 시간 모두를 표현할 수 있음을 살펴보았다. 모세가 신명기 32:7에서 ‘옛날’을 기억하라고 한 것은 옛날의 시간 속에서 일어난 중요한 구속사적인 사건들이 현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삶에도 중요한 영적 교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경에 기록된 ‘옛날’의 사건과 인물들의 삶을 잘 기억하고 생각하는 가운데 미래의 우리 삶이 하나님께서 바라시고 기뻐하시는 선한 길을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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