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성경,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부터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엡 3:9)을 계시하고 있습니다. 이 경륜은 만세 전부터 인류 구원을 위해 계획하신 구속사의 청사진입니다. 구속사(救贖史)는 타락 이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백성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경륜의 역사입니다(엡 1:4-5). ‘경륜’의 중심에는 하나님의 비밀이요, 영광의 소망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골 1:27, 2:2). 이 비밀은 만세와 만대로부터 옴으로 감취었던 것인데, 이제는 그의 성도들에게 나타났으니(골 1:26), 그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취어져 있습니다(골 2:3). 그래서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만 성취되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5:39에서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누가복음 24:27에서도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눅 24:44).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 1:1-17)는 성경 66권의 주인공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을 가장 간명하게 압축해 놓은 것으로, 구속 경륜의 핵심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온전히 알 수 없고, 창세기에서 시작되어 요한계시록에서 완성되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사의 맥을 놓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구속사 시리즈 제 3권과 제 4권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대해 연구한 것인데, 제 3권은 주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제 1기에 해당되는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제 4권인 본 서는 주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제 2기에 해당되는 역사를 다루었습니다. 특히 제 3권에서 밝힌 람과 아미나답 사이에 애굽 종살이 생활 430년 기간의 대부분이 생략되어 있고, 살몬과 보아스 사이에 사사 시대 가운데 약 300년이 생략되어 있다는 내용은, 전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처음 있는 새로운 통찰(洞察)이라는 격려들이 쏟아졌습니다. 이 모두가 만물의 찌끼만도 못한 이 불초한 종에게 베풀어 주신 은혜이기에, 모든 영광을 살아 계신 하나님께 돌리며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목회 초창기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는 깊이가 너무도 얕아서 지리산 굴 속에 들어가 약 3년 6개월 동안 기도와 성경 읽기에만 전무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성경만을 읽으면서 성령의 강한 조명을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깨닫고, 깨달아지는 것이 있을 때마다 원고에 적어 놓곤 하였습니다. 때로는 원고지가 없어서 커다란 칡넝쿨 잎에 적어 싸리나무에 꿰어 두었다가 다시 원고지를 구해서 정리하였습니다. 이렇게 반복한 것이 산에서 내려올 때는 어느 새 제 키만한 높이의 원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옛날 원고를 볼 때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 감격하여 눈물에 젖곤 합니다. 그 커다란 칡넝쿨 잎에 한 자 한 자 적어 놓았던 글들이 원고지에 옮겨지고, 또 그것이 낡아져 다시 노트에 옮겨 적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하여, 마침내 이렇게 구속사 시리즈로 출판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할 뿐입니다.
본 서는 결코 신학 연구서나 주석집이나 강해집이 아닙니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사랑하는 목자의 심정으로(마 16:26, 18:14), 날마다 기도의 무릎을 꿇으며 평강제일교회 강단에서 선포했던 살아있고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성도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거리낌 없이 밤낮 쉬지 않고 전하고자 하였습니다(행 20:20, 27, 31). 신구약 성경을 통해서 구속사와 그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밝히 드러내는 일에 전심전력하였습니다. 오직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만을 전하기 위해 본문을 부둥켜 안고 밤을 지새우며 영적 씨름을 하였습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을 살필 때에는 몸의 솜털을 세듯이 자세히 연구하였고, 또 전체적으로는 그 문맥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것들을 구속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데 힘을 다했습니다.
저의 간절한 바람은 구속사 시리즈를 통하여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의 비밀의 경륜을 깨달아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자라며(엡 4:13-15, 히 5:12-14, 6:1-2), 그 신앙이 견고케 되는 것입니다(롬 1:11, 4:20, 고전 1:6, 8, 고후 1:21, 벧전 5:10). 이것은 성경의 일관된 사상이요 시대적인 요청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고하며 흔들리지 말며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을 앎이니라”(고전 15:57-58)고 선언하였습니다. 사무엘하 23:5에서 “하나님이... 만사에 구비하고 견고케 하셨으니...”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로마서 16:26-27에서는 “너희를 능히 견고케 하실 지혜로우신 하나님”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 서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 성도들의 신앙을 더욱 견고케 하는 데 일조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저는 본 서가 결코 저의 개인적인 저작(著作)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책을 접하는 사람, 읽고 깨닫는 자 모두가 이 책의 저자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소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평강제일교회’ 성도들의 헌신과 쉬지 않는 기도와 노고를 통하여 구속사 시리즈 발간이라는 놀라운 사역을 행하게 하신 하나님의 선하신 도우심과 손길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저의 구태의연한 낡은 표현들을 현대 감각에 맞게 부드럽게 표현해 주고, 제가 정리한 복잡하고 방대한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도표로 만드는 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여 준 동역자들과 수고한 모든 분들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여기 담아 둡니다.
부디 우리의 남은 생애, 우리의 몸을 통하여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만 존귀케 되며(빌 1:20), 이 책이 영원부터 하나님 속에 감취었던 비밀의 경륜을 밝히 드러내는 일에 크게 쓰임 받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엡 3:9).
2009년 10월 3일
천국 가는 나그네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박윤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