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성막”을 주제로, 성경 중에서도 ‘출애굽기’를 중점적으로 해설하고 있다. 저자는 유대교인으로서가 아니라 기독교인으로서 유대교의 여러 신학적 전통을, 그 자체에서 철저하게 이해하고 기독론적으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박윤식 목사의 재해석은 세계의 많은 신학자들이 일찍이 시도하지 않았던 독특한 구속사적 방법으로 수행되고 있다.
저자는 히브리어 성경을 유대교인보다 더 철저하게 읽는다. 이것은 기도에 전념하면서 성경을 1,800번 정독한 저자의 남다른 영적인 능력에 근거하고 있다. 기도와 말씀이라는 두 영성에 근거한 저자의 글은 학문적이고 신학적인 저술을 뛰어넘어, 페이지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게 주목케 하는 신비한 마력 같은 흡인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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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한 주제에 대하여 파고들 때는 중세 유대교 주석가들보다도 더 철저하다. 저자의 주석적 구약 연구는, 본문 주석을 피하고 신비한 설교 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리는 유대교의 설교인 미드라쉬보다 훨씬 고차원적이다. “성막”의 연구에서는 그의 구속사적 연구가 절정에 이른다. 저자의 구약 연구는 유대인들조차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철저하고 깊은 것들이며, 나아가 유대교와 결별하며 그것을 극복하는 새로운 차원의 연구이다.
1. 성막의 그림 자료
출애굽기 25:1-40:38에 기록된 성막, 번제단, 분향단, 언약궤 등에 관한 출애굽기의 진술을 시각화해 주는 본서의 자료들은, 이 책이 우리나라 성서학계에 베푼 큰 공헌이다. 저자는 성막의 모든 그림 자료를 컬러로 시각화해 주고 있다. 이 컬러 그림을 보고 거기에 곁들인 설명만 읽어도, 독자에 따라서는 성막 전체를 독파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말로만 들어서 모호하던 성막의 이미지가, 자세한 설명과 수십 개의 그림 자료를 통해서 확실하고 선명하게 나타남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필요에 따라 이런 성막 관련 물건들의 이름을, 히브리어와 헬라어와 한자와 일본어와 영어로 병기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평자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성막과 관련하여 이렇게 상세한 진술과 그림 자료의 종합적 제시와 그 정확한 원어적인 설명은, 일찍이 세계의 그 어떤 저작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교회의 축복과 자부심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 성막의 내용
본 서는 2장은 성막 개요와 성막 외부 구조를 다루고 제 3장은 성막의 성물들을 다루고 있다. 성막에 대한 내용은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다루어진 주제이지만, 이번에 발간된 저술은 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출애굽기 후반부에는 지루하리만치 상세한 성막 관련 진술이 나온다. 특별히 전문적인 독자가 아니라면 건성으로 읽어 버리기 쉽다. 그 이유는, 일반 독자에게는 성막 건축과 내부 시설과 운용에 대한 진술이 너무 어렵고, 학자마다 세부적인 모습이 일치하지 않기에, ‘굳이 오늘날 고리타분한 성막을 연구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모든 이유들을 일시에 잠재워 버리면서, 세계 최초로 성막 건축의 상세한 부분까지 히브리 원어에 입각하여 정확하게 재현하고 있으며, 나아가 그것들의 구속사적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띠와 금고리로 연결된 널판”, “성막 뒤 두 모퉁이”, “성막 뜰 출입문”, “기둥머리 싸개”, “갈고리”와 “가름대”, “성막의 말뚝”, “뜰 사면 포장 말뚝”을 히브리 원어에 입각하여 재현해 놓은 것은 참으로 정교하다.
평자는 성막 각 기구의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는 데 꼬박 며칠이 걸렸지만, 흥미와 재미와 보람이 넘쳤다. 외국의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방대한 자료가 한국의 노목회자를 통해서 처음 발표된 것은, 실로 세계 교회에 한국 교회의 위상을 높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3. 성막과 언약궤의 이동 역사와 경로
저자의 구약읽기의 치열함과 철저함은 제 4장의 언약궤 안의 세가지 내용물에서 밝히 드러난다. 지금까지 이미 발행된 성막 관련 저서들에서는 언약궤 안에 세 가지 내용물이 있다는 정도로만 다루는 것이 보통인데, 본서에서는 그 내용물에 대한 내용을 관련 역사를 통해 세밀하게 다루고 있으며, 그 구속사적 교훈을 제시함으로 마치고 있다.
또한 제 5장 성막의 이동 역사와 언약궤 회복의 역사에 나오는 두 폭의 컬러 도움 자료인 1) “성막과 언약궤의 이동 경로”, 2)“성막과 언약궤의 이동 역사”는 매우 독특한 자료이다. 지금까지 평자가 읽어본 자료는 대부분 언약궤의 이동 경로만을 기록한 자료였는데, 아벡 전투에서 언약궤와 성막이 분리된 이후에 이 두 가지의 이동 경로를 다같이 연구한 자료는 처음 접해 보는 것이다. 평자는 두 가지 이동 경로를 함께 따라가면서, 이스라엘 역사를 역동적으로 회고할 수 있었다. 한국의 노목회자가 신학자, 목회자, 평신도를 망라하여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구속사적 의미를 밝힌 것은, 하나님의 강력한 은혜가 역사하신 한국 교회 축복의 산물이다.
4. 교회를 통한 구속 운동
교회를 통해서 구속 운동이 전개된다는 것은, 이 책 전체의 결론이다. 저자의 “철저한 구약 연구”는 결국, 창조에서부터 시작되고 인자의 오심으로 완성되는 구속의 역사를 확인하는 것이다. ‘구약과 신약’, ‘옛 언약과 새 언약’, ‘문자와 영’의 관계 설정은 지금도 신약학이나 구약학 쪽에서 열려 있는 논제이다. 이러한 해석학적 논의의 현장에서 박윤식 저 「신묘한 영광의 비밀, 성막과 언약궤」는 기독교 구약 연구의 좋은 “모범”, 구속사적 해석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 준 역작이라고 감히 평가하면서, 앞으로 이 저서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들에게 큰 축복으로 역사하기를 소망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현재까지 여덟 권으로 출간한 구속사 시리즈가 우리나라 교회와 구약학계에 끼친 새로운 차원의 신선하고 감동적인 공헌에 대하여 깊이 감사하며, 저자가 염원하고 있는 구속사 시리즈 완간이 반드시 성취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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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철학박사
(前)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대한성서공회 총무
(現) 세계성서공회 아태지역이사회 의장
(現) 침례신학대학교 특임교수
대한기독교서회 100주년 기념 성서주석 출애굽기, 사사기, 룻기, 전도서, 아가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