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료

9권 분향단

2016.09.2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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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단은 성소에서 향을 피우는 곳입니다. 향을 피우는 것은 하나님께 제사의 진행과 제사 드리는 자들의 정성을 알려 드리기 위해서 하는 의식인데, 그들은 향의 연기가 하늘에 상달될 때 자신들의 기도도 함께 상달된다고 믿었습니다. ‘분향단’은 히브리어 ‘미즈바흐 하케토레트’이며, ‘제단’을 뜻하는 ‘미즈베아흐’와 ‘분향, 제물의 향기로운 향기’를 뜻하는 ‘케토레트’가 합성된 단어입니다. ‘케토레트’는 히브리어 동사 ‘카타르’에서 유래하였는데, 이 동사는 ‘향기롭게 하다’(아 3:6), ‘불사르다’(레 6:22), ‘기름을 태우다’(삼상 2:16), ‘분향하다’(대하 26:18, 28:3)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1. 분향단의 크기와 위치

(1) 분향단은 장이 1규빗, 광이 1규빗, 고가 2규빗입니다.

출애굽기 30:1-2에서 “너는 분향할 단을 만들지니 곧 조각목으로 만들되 장이 일 규빗 광이 일 규빗으로 네모 반듯하게 하고, 고는 이 규빗으로 하며 그 뿔을 그것과 연하게 하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출 37:25).


(2) 분향단은 네모 반듯합니다.

출애굽기 37:25에서 “네모 반듯하고”는 히브리어 ‘라바’로, ‘정방형(정사각형)으로 만들다’라는 뜻입니다. 장 1규빗, 광 1규빗의 비교적 작은 정방형 제단입니다. 이는 기도하는 자의 마음자세가 대신(對神), 대인(對人) 관계에서 반듯해야 함을 뜻합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는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하고(욥 22:21), 또 이웃과 화목한 후에 드리라는 의미입니다(마 5:24). 


(3) 분향단은 “속죄소 맞은편”에 두었습니다.

출애굽기 40:5에 “또 금향단을 증거궤 앞에 두고 성막 문에 장을 달고”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성소 안의 떡상과 등대가 마주하도록 한 것과 달리, 분향단은 독립적으로 지성소와 성소 사이 휘장 앞에 두었습니다. 출애굽기 30:6에 “그 단을 증거궤 위 속죄소 맞은편 곧 증거궤 앞에 있는 장 밖에 두라 그 속죄소는 내가 너와 만날 곳이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금향단을 둘 자리에 대하여 하나님의 임재의 처소인 “속죄소 맞은편, 곧 증거궤 앞에 있는 장 밖에” 두도록 한 것은, 분향단과 속죄소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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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분향단의 제작

(1) 분향단은 조각목으로 만들어 정금으로 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향단을 조각목으로 만들 것을 명하셨습니다. 출애굽기 30:1에서 “너는 분향할 단을 만들지니 곧 조각목으로 만들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각목을 정금으로 쌌습니다. 출애굽기 30:3에서 “단 상면과 전후 좌우 면과 뿔을 정금으로 싸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참고-출 25:11, 24). 바닥을 제외하고는 분향단 전체가 정금으로 싸여 있기 때문에(출 30:3-5, 37:26-28) “금단”(출 39:38, 민 4:11, 참고-왕상 7:48, 대하 4:19), 또는 “금향단”(출 40:5, 26, 참고-계 8:3)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금은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을 나타내며, 변하지 않는 속성 때문에 하나님의 언약의 불변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2) 분향단에는 네 모퉁이에 네 뿔이 있습니다.

분향단의 ‘뿔’(horns)은 히브리어로 ‘케렌’이며, ‘빛이 나다, 광채나다’라는 뜻의 ‘카란’에서 파생되었습니다(출 34:29, 합 3:4). 뿔은 번제단을 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따로 제작하여 본체와 함께 이어지도록 한 후(출 30:2) 전체 분향단을 정금으로 쌌습니다(출 30:3).


(3) 금테 아래 양편에 금고리를 달았습니다.

금테 아래 양편에 금고리 둘을 만들어 단을 메는 채를 꿰게 하였는데, 그 채는 조각목으로 만들어 금으로 쌌습니다(출 30:4-5, 37:27-28). 그런데 분향단에 다는 금고리 둘의 위치를 주의해야합니다. 금고리 둘이 ‘옆면’에 달렸다고 보는 견해도 있고, ‘귀퉁이’에 달렸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출애굽기 30:4에서 “금테 아래 양편에 금고리 둘을 만들되 곧 그 양편에 만들지니 이는 단을 메는 채를 꿸 곳이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양편”이라는 단어가 두 번 반복되는데, 이때 사용된 단어가 서로 다릅니다. 처음 나온 “양편”에서의 “편”은 히브리어 ‘첼라’가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갈비뼈, 옆구리’라는 뜻입니다. 다음에 나온 “양편”에서의 “편”은 히브리어 ‘차드’로, ‘측면’이라는 뜻입니다. 



3. 분향단에서 분향하는 일의 특징

(1) 분향단에서 하나님 앞에 사르는 향은 ‘지극히 거룩한’ 것입니다(출 30:36).

출애굽기 30:36의 ‘지극히 거룩한’은 히브리어로 ‘코데쉬 카다쉼’으로, ‘거룩함’이라는 뜻의 ‘코데쉬’가 두 번 사용된 최상급(most holy) 표현입니다. 그러나 분향단이 놓인 위치는 확실히 지성소가 아닌 성소입니다. 제사장이었던 사가랴(세례요한의 부친)가 “제비를 뽑아 주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였다는 누가복음 1:9의 기록을 볼 때(“주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고”), 바벨론 포로 귀환 후에도 분향단은 지성소가 아닌 성소에 위치하였던 것이 확실합니다(눅 1:11). ‘지극히 거룩하다’는 말이 분향단에 적용된 것은 분향단이 지성소의 한 기구로 취급됨을 암시해 줍니다. 그래서 열왕기상 6:22에서는 솔로몬 성전에 있는 분향단을 가리켜 “내소에 속한 단”이라고 했습니다. 분향단의 진정한 가치는 “향”에 있습니다. 만일 분향단에 향이 없다면 그것은 유명무실합니다. 출애굽기 30:36에서 “그 향 얼마를 곱게 찧어 내가 너와 만날 회막 안 증거궤 앞에 두라 이 향은 너희에게 지극히 거룩하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증거궤 앞에 두라”는 것은 증거궤 앞에 있는 휘장 밖 성소의 분향단에 두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제사장이 아침과 저녁에 항상 분향할 수 있도록 곱게 찧은 향을 분향단에 준비해 두라는 말씀입니다. 

 

(2) 분향할 때 사용하는 향은, 향을 만드는 법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출애굽기 37:29에서 “거룩한 관유와 향품으로 정결한 향을 만들었으되 향을 만드는 법대로 하였더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향을 만드는 향품은 네 가지로, ‘소합(蘇合)향과 나감(螺龕)향과 풍자(楓子)향과 유향’(출 30:34)입니다. 


① 소합향(stacte)

‘소합향’은 ‘스며 나오다, 새어 나오다, 방울방울 떨어지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나타프’에서 유래하여, ‘물방울, 향기로운 나무의 진’을 의미합니다(참고-욥 36:27). 나무에서 진액이 떨어질 때 눈물 모양으로 나오며(참고-잠 5:3, 아 5:13), 그 맛은 쓰며,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지역에 많이 자랍니다. 


② 나감향(onycha)

‘나감향’은 히브리어 ‘쉐헬레트’로, ‘껍질’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지중해나 홍해에서 사는 소라 혹은 연체동물의 껍질을 빻아서 가루로 만든 향입니다. 히브리어로 직역하면 ‘향 조개’입니다. 이 가루는 태울 때 진한 향을 내며, 다른 향품과 섞으면 그 향기를 더욱 진하게 하여 오래가도록 도와주며, 철저히 부수어질수록 향기를 더 발합니다(참고-출 30:34).


③ 풍자향(galbanum)

‘풍자향’은 히브리어 ‘헬베나’로, ‘풍성함, 기름짐, 비옥함’을 가리킵니다. 페룰라(ferula)식물의 줄기 밑부분에서 얻는 강한 향의 진액이며,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풍자향은 방부제 역할을 하며, 해충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④ 유향(frankincense)

‘유향’은 히브리어로 ‘레보나’이며, ‘희다’(white)라는 뜻을 가진 ‘라반’에서 유래하였습니다. 고대로부터 유향은 매우 귀한 향료로 알려졌습니다. 유향은 아라비아 사막에 자생하는 유향나무(Boswellia trees)에 상처를 입혀 채취한 진액으로, 쓴맛을 지니고 있습니다. 


⑤ 향을 만들 때 반드시 소금을 쳐서 성결하게 해야 합니다.

출애굽기 30:35에서 “그것으로 향을 만들되 향 만드는 법대로 만들고 그것에 소금을 쳐서 성결하게 하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소금은 본래 부패를 방지하고(참고-왕하 2:19-22), 뻣뻣한 식물을 부드럽고 연하게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향에 소금을 치는 것은 언약의 불변성을 나타냅니다. 소금이 썩지 않게 하는 기능을 하듯이, 하나님의 언약은 결코 썩지 않고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3) 향은 대대로 여호와 앞에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출 30:7-8).

지극히 거룩한 분향단에서 지극히 거룩한 향을 피울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향은 아론이 아침에 등불을 정리할 때와 저녁에 등불을 켤 때 피웠는데, 대대로 여호와 앞에서 끊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출애굽기 30:8에서 “...이 향은 너희가 대대로 여호와 앞에 끊지 못할지며”라고 말씀하였는데, 여기에 사용된 “끊지 못할지며”는 히브리어 ‘타미드’로, ‘끊이지 않고, 계속적으로, 매일, 늘’(출 29:42)이라는 뜻입니다. 즉, 분향하는 일은 계속적으로 매일 해야 할 일임을 나타냅니다.


(4) 향은 아침과 저녁에 두 번 피웠습니다.

출애굽기 30:7에서 “아론이 아침마다 그 위에 향기로운 향을 사르되 등불을 정리할 때에 사를지며”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출애굽기 30:8에서는 “또 저녁 때 등불을 켤 때에 사를지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사를지니”는 히브리어 ‘카타르’로, ‘연기로 올라가게 하다, 향을 태우다’라는 뜻입니다. 향기로운 향을 사를 때 그 연기가 올라가듯이, 우리가 기도할 때 그 기도는 하늘보좌로 올라가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가까이해 주십니다(신 4:7). 


(5) 다른 향을 살라서는 안 되며,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고, 전제의 술을 부어서도 안 됩니다.

출애굽기 30:9에서 “너희는 그 위에 다른 향을 사르지 말며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며”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① 다른 향을 사르지 말라

“다른 향”은 히브리어로 ‘케토레트 자라’인데, ‘자라’는 ‘주르’의 분사형으로, 원래는 ‘곁길로 들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이상한, 이방인의’라는 의미가 파생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이상한’(strange: KJV), ‘다른 어떤’(any other: NIV), ‘인정되지 않은’(unauthorized: NEB)으로 각기 번역되고 있습니다. 여기 “다른 향”은 하나님께서 명하시지 않은 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분향 자체보다 분향하는 자세와 방법이 중요함을 깨닫게 합니다. 


② 분향단에서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라

분향단에 다른 향을 사르지 말 것을 명하신 하나님께서는 이어서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라’라고 명하셨습니다(출 30:9下). 그러한 것은 바깥 번제단에서 행해야 하는 일이며, 분향단은 오로지 향을 사르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엄격한 명령입니다. 성막 제작의 명령은 하나님께서 하셨으며, 모든 기구들까지도 하나님께서 직접 명하셨습니다. 그리고 각 기구들마다 그에 합당한 역할과 기능이 있고,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구속사적 경륜 속에서 각 기구들을 통해 가르치시려는 본래 의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각 성물들의 기능을 그 본래의 목적에 합당하게 사용해야 하며, 결코 자기 생각대로 오용해서는 안 됩니다. 


(6) 대속죄일에는 1년에 하루 지성소에서 분향하고, 분향단을 속죄해야 합니다(출 30:10).

매년 7월(티쉬리) 10일 대속죄일에는(레 16:29, 34, 23:27-28), 대제사장이 향로를 취하여 여호와 앞 단 위에서 피운 불을 그것에 채우고, 또 두 손에 곱게 간 향기로운 향을 향로에 채워 가지고 휘장 안으로 들어갑니다(레 16:12). 그 향을 여호와 앞에서 분향하여, 향연으로 증거궤 위 속죄소를 가리어서 죽음을 면하였습니다(레 16:13). 분향단의 향이 하나님의 진노를 막아 주는 것입니다. 또한 대제사장은 대속죄일에 분향단을 위하여 속죄하는데, 수송아지의 피와 염소의 피를 취하여 단 귀퉁이 뿔들에 바르고 또 손가락으로 그 피를 그 위에 일곱 번 뿌려서, 이스라엘 자손의 부정에서 단을 성결케 하였습니다(레 16:18-19). 근본적으로 죄인인 제사장의 손에 분향단이 접촉되는 동안 의식적인 부정을 입게 되므로, 성소에서 쓰이는 모든 도구들은 먼저 피로써 정결케 되어야만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쓰임 받기에 합당한 거룩한 도구, 즉 성물(聖物)이 될 수 있습니다. 


(7) 향은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만 사용하여야 합니다.

“향”은 개인을 위하여 사용해서는 안 되며, ‘우상’에 사용해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이 향은 오직 하나님만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만일 개인을 위해 사용할 때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집니다. 출애굽기 30:37-38에서 “네가 만들 향은 여호와를 위하여 거룩한 것이니 그 방법대로 너희를 위하여 만들지 말라 무릇 맡으려고 이같은 것을 만드는 자는 그 백성 중에서 끊쳐지리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냄새를 맡는 순간 마음을 즐겁게 하는 좋은 향을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 향은 고급 재료로 만들어 그 향기가 매우 뛰어났으므로 누구나 개인적으로 만들어 자기를 위하여, 또 남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유혹이 매우 컸을 것입니다(출 30:32-33).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위하여 향을 만들면 ‘백성 중에서 끊쳐진다’고 매우 엄히 금하셨습니다. ‘끊쳐지리라’(니크라트)는 ‘파괴하다, 멸망하다’라는 뜻의 ‘카라트’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영어성경 KJV에서는 ‘그러면 그는 잘라 내어질 것이다’(shall be cut off)라고 번역하였습니다. 이스라엘 각 지파에서 그 이름이 삭제되거나 신앙 공동체에서 추방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각 지파의 거룩한 가문에서 그 이름이 삭제된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 앞에 추방되는 것입니다(눅 3:8-9).



4. 분향단의 구속사적 교훈

(1) 분향단의 위치가 “속죄소 맞은편”(출 30:6)인 것은 지속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을 보여 줍니다.

대제사장은 성소를 지나 휘장을 통과하여 지성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성소는 가장 거룩한 장소로 1년에 하루(7월 10일 대속죄일) 대제사장이 들어가 백성의 모든 죄를 위하여 속죄하는 곳입니다(레 16:34, 히 9:7). 이것은 멜기세덱의 반차를 좇아오시는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하고 완전한 속죄를 나타냅니다(히 5:6, 10, 6:20, 9:12, 10:11-12). 속죄소는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만나는 곳, 네게 명할 모든 일을 말씀하시는 곳’(출 25:22, 29:42)입니다. 이는 현존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에 대한 놀라운 교훈을 계시해 주고 있습니다. 


첫째, 분향단이 놓인 속죄소 맞은편은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사역의 처소를 생각나게 합니다. 그리스도가 계신 곳은 하나님 보좌 우편, 곧 “위엄의 우편”입니다(히 1:3, 8:1). 그곳이 바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중보기도의 자리입니다. 


둘째, 분향단을 속죄소 맞은편에 두라고 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존귀함과 영광스러움을 알려 줍니다. 이 땅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흠모할 만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고 아름다운 것이 없고, 심지어 멸시를 받아 사람에게 싫어 버린 바 되었으나(사 53:2-3), 본래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이시고 하나님과 동등하신 분이요(빌 2:6), 보좌 가운데 계신 분이셨습니다(계 7:17). 성막 뜰의 “회막문 앞 번제단”(레 1:5, 4:18, 17:6)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대속해 주신 일을 상징하며, 회막 안 ‘속죄소 앞의 분향단’(출 30:6)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좌 우편에 앉으신 것을 나타냅니다(행 2:33-36, 엡 1:20).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 보좌에 좌정하시므로 이 세상뿐 아니라, 오는 세상에 일컫는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되셨습니다(엡 1:20-21). 


(2) 지극히 거룩한 분향단에 지극히 거룩한 향이 있어야 함은 성도의 기도가 거룩해야 함을 보여 줍니다.

우리의 기도를 천사가 금향로에 담아 보좌 앞으로 가지고 올라갑니다(계 5:8, 8:3-5, 시 141:2). 지극히 거룩한 분향단에서 지극히 거룩한 향연을 올린다는 것은, 우리의 잘못된 기도 습관에 큰 경종을 울립니다. 우리가 올리는 기도가 지극히 거룩해야 한다는 사실, 그러한 기도가 얼마나 귀중하고 보배로우며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암시합니다(참고-히 9:4). 금 같은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라야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상달됩니다. 막연히 허공을 향해 중언부언하는 기도는 결코 보좌에 계신 하나님 앞에 올라가지 못합니다(마 6:7). 기도는 살아 계신 하나님 앞에 순전하게 올려야 합니다. 


(3) 네 가지 향은 네 가지 유형의 기도 모범입니다.

① 소합향의 기도

소합향은 햇빛을 받으면 분출되는 향입니다. 실로, 예수님의 기도 속에서 분출하는 소합향의 기도였습니다. 소합향을 얻는 나무에서 수액이 방울방울 떨어지듯이,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습니다(히 5:7). 우리 성도들도 소합향의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② 나감향의 기도

나감향은 연체동물의 껍질을 빻아 가루로 만들어진 향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 42, 44)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소라나 연체동물의 껍질을 빻아 만든 나감향처럼,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완전히 부수고, 철저하게 하나님의 뜻에 맡기는 신령한 나감향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우리 성도 역시 나감향의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③ 풍자향의 기도

풍자향은 강한 향의 진액입니다. 풍자향처럼 진액을 짜듯 마음을 다 쏟는 기도가 될 때, 모든 죄와 질병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겟세마네의 기도가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심한 통곡이었고 강물같이 쏟아지는 눈물이었습니다(히 5:7). 예수님께서 온 힘과 진액을 쏟아 기도하시는 순간, 천사가 하늘로부터 나타나 예수님께 힘을 도왔습니다(눅 22:43-44). 분명히 기도는 보통의 힘으로는 안 되는 영적 중노동이요, 피나는 투쟁입니다. 자신을 진액처럼 쏟아 재물이 되는 순간입니다(눅 22:44, 히 5:7). 


④ 유향의 기도

유향은 ‘희다’라는 뜻에서 유래된 향입니다. 예수님의 기도는 유향과 같이 깨끗한 기도였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기도에는 단 1퍼센트도 인간의 욕심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도의 기도도 예수님처럼 깨끗한 유향의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4) 분향단의 네 뿔은 기도의 힘과 권세를 상징합니다. 

뿔은 힘과 능력과 권세의 상징입니다(신 33:17, 삼상 2:1, 10, 시 75:10, 89:17, 24, 92:10, 112:9, 148:14, 애 2:3, 겔 29:21, 암 6:13, 눅 1:69). 뿔 달린 짐승들을 보면 기(氣)가 살아 당당하며, 뿔을 높이 치켜들고 그 뿔을 흔들며 자랑합니다. 하지만 힘이 없으면 뿔을 들지 못하고 구석으로 도망칩니다. 적(敵)이 침범할 때 뿔로 들이받아서 자기 영역에서 몰아냅니다. 우리도 나의 생명을 해하거나 교회를 해롭게 하는 어둠의 세력이 공격해 올 때, 기도와 말씀의 권능의 뿔을 들고 싸워 이겨서 자신과 교회를 끝까지 지켜야 합니다. 다니엘 7:7에서 넷째 짐승이 열 뿔을 가졌습니다. 붉은 용의 세력도 열 뿔을 가졌습니다(단 7:24, 계 12:3, 13:1, 17:3, 7, 12, 16). 사단의 뿔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간이 죽기까지 마구 찌릅니다. 그것은 교만, 시기, 질투, 정욕, 허무, 두려움, 이기심 등입니다(마 15:19, 막 7:21-23, 엡 4:30-32). 이러한 사단 마귀의 뿔을 꺾고, 행악자들의 교만의 뿔을 잘라 버리고, 의인들이 뿔을 높이 들고 승리하는 비결은 믿음의 기도입니다(시 75:10). 바로 하나님의 도움을 입어 자기의 뿔을 높이 드는 것이 기도입니다(시 92:10). 금향로에 성도의 기도를 받아 올라간 천사가 단 위의 불을 담아다가 땅에 쏟을 때 뇌성과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났습니다(계 8:3-5). 이처럼 우리의 기도는 악한 세상을 심판하며 징계하는 권세와 힘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그 앞에 부르짖으며 기도하는 자의 억울한 호소를 들으시고, 의인을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고 악한 자를 징계하십니다(시 109:4, 마 5:44, 롬 12:19-20). 항상 깨어 기도하는 자만이 장차 올 모든 환난을 능히 피하고, 다시 오시는 인자 앞에 설 수 있습니다(눅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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