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9 23:27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집요하게 추적해오자, 다윗은 당시 이스라엘의 적국이었던 가드로 도망갑니다. 가드 왕 아기스는 다윗을 반겼지만, 그 신하들은 “다윗이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위험한 인물이니 단칼에 목을 베어 죽여야 합니다. 저 사람이 골리앗 대장을 죽인 자입니다”라고 들고 일어났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다윗은 침을 질질 흘리며 미친 척 연기함으로 아기스(아비멜렉)에게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때 다윗이 지은 시가 시편 34편입니다.
특별히 본문 5절에서는 “저희가 주를 앙망하고 광채를 입었으니 그 얼굴이 영영히 부끄럽지 아니하리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자비와 긍휼을 주셔서 그 얼굴이 영원히 부끄럽지 않게 하십니다. 시편 34:5을 표준새번역 성경은 “주님을 우러러 봐라, 네 얼굴에 빛이 나고 너는 수치를 당하지 아니할 것이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얼굴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얼굴, 은혜를 사모해야 합니다.
국어사전을 볼 때 ‘얼굴’은 ‘정신, 넋’을 의미하는 ‘얼’과 ‘굴’이 합쳐져서 ‘정신, 넋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굴’이라고 설명합니다. 얼굴의 눈, 코, 입 등의 안색은 그 사람의 마음과 숨은 감정을 외부로 노출시키는 창구입니다(잠 15:13, 23:7). 또한 우리가 사람을 얼굴로 구분하듯이, 얼굴은 ‘한 인간 전체’, ‘전 인격’을 의미합니다. 일례로 가인이 악한 마음을 품었을 때 ‘안색이 변했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죄의 결과에 대해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창 4:5-7). 악한 자의 얼굴에는 교만함이 가득합니다(겔 2:4). 하나님은 죄인의 얼굴을 뻔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악한 자의 얼굴은 금강석보다 굳어서 단단합니다(잠 21:29, 렘 5:3). 하나님의 말씀을 받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은혜를 잃어버렸으니 얼굴이 굳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빛을 잃어버렸기에 얼굴에 빛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죄 지은 사람은 하나님의 얼굴을 피합니다(창 3:8, 4:7). 죄가 사람의 얼굴을 가립니다(사 59:2). 게다가 하나님께서 그 얼굴을 숨기십니다(신 31:17-18, 시 104:29).
팔, 다리는 부서져도 생명의 지장이 없지만 얼굴이 부서지면 반드시 죽습니다. 얼굴은 우리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곳입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우리의 얼굴은 하나님 앞에 들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습니까? 죄가 있으면 하나님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야 할 얼굴이 다 찌그러졌습니다. 하지만 회개하면 됩니다(행 3:19). 회개할 때 만사형통, 유쾌하게 되는 날이 옵니다. 회개하는 가운데 우리의 얼굴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환히 빛나는 역사가 있기를 축원합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