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3 14:07
장자 재앙 이후에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은 라암셋에서 발행하였습니다(민 33:3). 당시에 애굽에서 가나안으로 가는 길은 당시의 주요 도로를 따라 크게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길은 ‘해변 길’(Sea Road)입니다.
이 길은 성경에서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이라 불리며(출 13:17), 지중해 해변을 따라서 가사(Gaza)를 비롯한 블레셋 성읍들을 거쳐가는 길로, 약 10일이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수 있는 최단(最短)코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라암셋에서 발행한 이스라엘 백성의 방향을 돌려서 홍해의 광야 길로 인도하시면서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로 가는 것을 막으셨습니다.
출애굽기 13:18 “그러므로 하나님이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백성을 인도하시매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항오를 지어 나올 때에”
여기 ‘돌려’에 해당되는 히브리어 ‘싸바브’는 ‘방향을 바꾸다, 빙 둘러 행진하다, 우회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발할 때부터 가까운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로 인도하시지 않고, 멀리 돌아가는 “홍해의 광야 길”로 돌려 인도하셨던 것입니다.
두 번째 길은 ‘수르(술) 길’(Way to Shur)입니다.
이 길은 고센 지방에서 숙곳을 지나 수르 광야 중심부를 통과하여 가나안 남부의 중앙으로 가는 길입니다. 라암셋에서 발행하여 숙곳에 첫 번째 진을 친 이스라엘 백성은 이 길로 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다시 에담으로 인도하시면서, 이 길로 가는 것도 막아 버리셨습니다.
출애굽기 13:20-21 “그들이 숙곳에서 발행하여 광야 끝 에담에 장막을 치니 21 여호와께서 그들 앞에 행하사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그들의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에게 비취사...”
세 번째 길은 ‘세일산으로 가는 길’(Way to Mount Seir)입니다.
이 길은 애굽의 온(On)을 떠나 수에즈 만의 북쪽을 지나 시나이 반도 중앙부를 관통하여 아카바 만 상부의 에시온게벨에 도착하는 길입니다. 그 곳은 “왕의 대로”(민 20:17, 21:22)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길을 따라 요단 동편으로 북상하다가, 모압 평지를 경유하여 요단 강을 건넘으로써 최종적으로 가나안에 도착하게 됩니다.
라암셋에서 발행한 이스라엘 백성은 숙곳에 이르러 진을 치고(출 12:37, 민 33:5), 그 다음 광야 끝 에담에 이르러 장막을 쳤습니다(출 13:20, 민 33:5). 에담에서 떠난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 쪽으로 내려오다가 이 길을 따라 가나안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방향을 다시 바꾸셔서 홍해 근처 믹돌 앞에 진을 치게 하셨습니다(민 33:7).
출애굽기 14:2 “이스라엘 자손을 명하여 돌쳐서 바다와 믹돌 사이의 비하히롯 앞 곧 바알스본 맞은편 바닷가에 장막을 치게 하라”
‘돌쳐서’는 히브리어로 ‘슈브’로서 이것은 ‘돌아오다, 선회하다’라는 뜻인데, 이것은 현재 진행하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이키라는 명령입니다. 가던 방향을 바꾸어 홍해를 건너가도록 만드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곳은 전혀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된 바로 왕은 “그들이 그 땅에서 아득하여 광야에 갇힌 바 되었다”(출 14:3)고 판단하고 병거를 갖추고 추격해 왔습니다(출 14:4-7).
박윤식 목사 "잊어버렸던 만남" (휘선, 2016), 319-321쪽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