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3 16:43
(2) 새 왕의 등장
출애굽기 1:8의 ‘새 왕’은 히브리어로 ‘멜레크 하다쉬’로, ‘다른 왕’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애굽의 왕조 제 18왕조로 바뀐 것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또 ‘일어나서’는 히브리어로 ‘쿰’으로서, 이 단어는 단순히 ‘일어나다’는 뜻 이외에도 전쟁을 위해서 일어나는 것을 가리키기도 합니다(시 3:7). 이것은 제 18왕조가 힉소스 왕조에 대하여 반기를 들고 일어난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은 구체적으로 누구입니까? 그는 새로운 왕조인 18왕조 가운데 세 번째 왕인 투트모세 1세(Thutmose Ⅰ)입니다. 왜냐하면 모세가 출생한 것은 주전 1526년인데, 투트모세 1세는 주전 1539년부터 주전 1514년까지 애굽을 통치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3) 새 왕조의 정책
제 18왕조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힉소스인의 잔존 세력으로 보고, 심한 차별 정책을 실시하였습니다. 옛날 요셉과 죽은 바로 사이에 맺은 약속과 요셉의 업적도 완전히 말살되고 말았습니다. 새 왕조는 이스라엘 백성을 노예화하여 혹독한 노동을 시켰습니다. 당시 애굽은 바로 왕조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대형 피라미드와 두 도시(비돔, 라암셋)를 건설하였습니다(출 1:9-11). 이를 위해 본래 조상 대대로 가축떼를 이끄는 유목민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을 동원하였고, 그들은 채찍에 맞으며 흙 이기기와 벽돌 굽기를 하고, 돌을 끌어오고, 수로를 파는 등의 강제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받은 탄압과 그 고역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는지, 후에 그들과 그 후손들은 애굽을 기억할 때마다 ‘쇠풀무 곧 애굽’(신 4:20), ‘철풀무 애굽’(왕상 8:51), ‘쇠풀무 애굽 땅’(렘 11:4)이라고 하였습니다.
(4) 새 왕조가 세워진 시기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이 나타난 시기에 대하여 사도행전 7:17-18에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때가 가까우매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번성하여 많아졌더니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임금이 애굽 왕위에 오르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떄’는 구체적으로 횃불 언약 중 창세기 15:13의 예언이 성취되는 때로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의 종살이를 마치고 나올 때를 의미합니다.
만일 애굽의 왕조가 계속적으로 히브리인들을 후대하였다면 그들은 애굽의 종교와 문화, 풍습을 받아들여서 오히려 하나님을 멀리 떠나 타락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구속사적 경륜 속에서 출애굽의 시기가 임박했음을 보시고, 오히려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왕”을 일으켜 선민에 대한 강한 압제 정책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과 완전히 분리시키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지금 그들이 살로 있는 애굽 땅은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야 하는 타향(他鄕)임을 꺠우쳐, 옛 선조들이 들려 준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간구하도록 섭리하셨던 것입니다(출 2:23).
박윤식 목사 "잊어버렸던 만남" (휘선, 2016), 298-300쪽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