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7 23:06
안드레와 요한은 세례 요한의 제자였습니다.
성경에 세례 요한의 족보와 그 출생과정이 자세히 기록된 것을 볼 때, 세례 요한이 그 제자들에게 아비야 반열에 속한 자기 집안의 족보를 설명하면서, 아버지가 자기 반열에 들어가 있을 때 자신을 갖게 되었음을 말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아버지가 벙어리가 되었던 사건을 설명하고, 자신이 어머니 배 속에 6개월 되었을 때 마리아 속의 예수님을 만나 뛰놀며 경배했던 사건들을 제자들에게 다 가르쳤을 것입니다. 그 이후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기 전까지, 세례 요한은 예수님을 만나 대화한 적이 없었지만 예수님에 대해 성령으로 계시 받은 사실을 선포하고 제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아마도 세례 요한은 가장 중요한 이 계시를 요한과 안드레의 귀가 아프도록 가르쳤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1:29를 볼 때, 세례 요한은 예수님께서 나아오심을 보고 “보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두 제자들 앞에서 말씀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예수님이 그냥 다니시는 가운데에 성령의 계시를 받아 다시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말씀합니다(요 1:36). 요한과 안드레 두 제자는 그 말씀을 듣자, 작별인사도 없이 세례 요한을 떠나 예수님을 좇아갔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 얼마나 서운하고 섭섭한 일입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는 인간적인 생각이 가로막을 수 없습니다. 요한과 안드레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지체 없이 출발한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부터, 제자들에게 ‘예수님이 나보다 먼저 계시다’고 늘 말씀했습니다(요 1:30). 세례 요한이 분명 자기가 잉태된 지 6개월만에 예수님께서 성령으로 잉태되셨다고 했으면서, 동시에 예수님은 자신보다 먼저 계신 분이라고 가르친 것입니다. 사도 요한과 안드레는 바로 이 신비를 깨닫고는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는 말씀 두 번 만에 이전의 모습을 다 내려놓고 예수를 좇을 수 있었습니다.
안드레와 요한이 예수님을 좇아가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무엇을 구하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이에 두 사람은 ‘랍비여 어디입니까’라고 물었습니다(요 1:38). 이는 원어적으로 ‘지금 계시는 현주소가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초대하시고 오후 네 시쯤(제 십 시) 떠나 그날 함께 거하며 밤새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요 1:39-40). 그렇다면 밤새도록 예수님과 두 제자는 무슨 대화를 나눴을까요? 먼저 요한이 기록한 책들이 바로 그 대화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41절에 하룻밤 사이의 대화로 베드로에게 달려가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다!’고 확신에 차 말씀을 전하는 것이 그 대화를 알려줍니다. 요한은 메시아에 대한 말씀을 하룻밤의 대화 가운데 철저히 믿고 깨닫는 가운데, 내 주, 내 복은 오직 예수 한 분뿐이라는 철두철미한 신앙을 가진 것입니다(참고- 시 16:2).
예수님의 비밀은 곧 생명의 비밀, 구원의 비밀입니다. 이에 요한은 자신있게 말씀을 보고 듣고 만진 바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 상에서도 다른 제자들은 다 도망갔지만, 최후까지 남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