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05 22:14
사도 바울은 로마의 감옥 속에서도 복음의 소망을 잃지 않고, 핍박과 환란 가운데에서도 도리어 감사와 기쁨, 복음의 소망으로 가득했습니다. 본래 사도 바울은 사울 왕을 배출했던 정통 베냐민 지파요, 당대 최고의 대학인 다소 대학 출신에 존경받는 랍비 가말리엘의 제자로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복음 앞에서 이 모든 것을 배설물처럼 여기고 자신을 ‘복음의 일꾼’(골 1:23), ‘새 언약의 일꾼’(고후 3:6)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새 언약의 일꾼’에서 ‘일꾼’은 헬라어로 ‘디아코노스’로서, ‘봉사자, 종, 섬기는 자, 사역자, 집사’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의미는 철두철미하게 봉사자로서 섬기는 자세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사도 바울은 값도 없이 빛도 없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하나님의 말씀의 뜻을 이룩하기 위해 봉사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직분은 누가 세우십니까? 이 직분은 율법 시대 ‘의문의 직분’(고후 3:7; 바른: 의식법의 문자의 직분)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영의 직분입니다. 육의 직분은 사람들이 투표하거나 임명해서 뽑지만, 영의 직분은 하나님께서 직접 세우십니다. 그러니 온 국민의 투표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의 직분도 영광스러운데, 하물며 하나님께서 직접 임명하신 영의 직분이 더 영광이 있지 않겠습니까? 교회는 주님께서 피로 사신 구령의 단체이기에(행 20:28), 교회의 직분은 주님의 뜻에 따라 맡기시는 것입니다.
교회의 일꾼을 세우는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입니다(골 1:23, 25). 하나님께서 말씀의 뜻을 두시고 직분을 세우셔서 그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어가십니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의 일을 하는 것은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세와 능력이 오셔서 할 수 있게 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성령이 믿게끔 역사하십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수고가 많았던 사도 바울은 자신의 모든 수고가 다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였습니다(고전 15:10). 그렇기에 더더욱 힘을 다하여 몸을 돌아보지 않고 최선의 노력, 필사적인 충성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행 20:24, 골 1:29).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의문의 직분이 아닌 영광의 직분을 받았습니다. 영광의 직분을 받은 자는 늘 일사각오 순교정신으로 교회 일에 충성을 다해야 합니다. 자기 생명을 돌아보지 않고 하나님의 경륜으로 세우신 언약의 일꾼임을 마음 속에 확신하며 헌신할 때, 피곤 대신 감사와 보람을 느끼고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도우신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역사가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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