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0 21:45
헬라어에서는 시간을 가리키는 여러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시간에 대해서는 ‘크로노스’를 사용하지만, 용례를 볼 때 ‘카이로스’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카이로스’(χρόνος)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시간과 장소, 결정적인 순간, 필연적이고 목적적인 계획적 순간’을 의미합니다. 히브리어로는 ‘에트 모에드’(정해진 때)에 해당되는데, 하나님께서 바로 이 시간을 정하셨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갈라디아서 4:4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시간을 가리켜 ‘때(카이로스)가 차매’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호라’(ὥρα)는 어떤 일을 하기에 적합한 때를 의미합니다(막 14:41, 요 2:4, 17:1).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마치시고 십자가를 향해 가시면서 ‘때’(헤 호라, ἡ ὥρα)가 가까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 번째로, ‘크로노스’(χρόνος)는 일반적인 ‘흘러가는 달력상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네 번째로, ‘헤메라’(ἡμέρα)는 일반적인 ‘날, 시간’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카이로스’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을 나타내는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 자신께서 시간을 가지고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 가신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태어난 시간, 살면서 주님을 영접하고 고백하는 시간, 주님을 위해 헌신하는 시간 속에 인생의 결정적 시간은 모두 하나님 자신께서 주장하신다는 것입니다.
모든 유한한 시간은 하나님 자신의 창조적 산물이요,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 외에는 어떤 누구도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내 시간 가지고 내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태도는 하나님 앞에 도전하는 죄가 됩니다. 누가복음 12:13-21에 나타나는 부자는 풍성한 소출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시간의 주인을 알지 못한 어리석은 자였습니다. 사도 야고보도 시간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내일 일을 알지 못하는 자, 허탄한 안개와 같다고 말씀하였습니다(약 4:13-16).
시간은 부자에게나, 성도에게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지나갑니다. 시간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주신 시간의 양이 아닌,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물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시간을 주신 목적을 잘 깨닫고, 그 시간들을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는데 사용해야 합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