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6 21:43
본문은 고난주간 목요일의 사건으로서, 이제 몇 시간 뒤면 예수님께서 체포당하시는 상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받으시는 완전한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완전한 사람이시기에 습관을 따라 기도하시며 기도의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야고보, 요한 세 제자를 데리고, 최후 십자가의 결전을 놓고 기도하시기 위해 겟세마네 동산에 오르셨습니다. 그리고 겟세마네의 ‘기름을 짜다’라는 의미와 같이, 기름을 쥐어짜듯 더욱 애써 간절히, 땀이 핏방울처럼 되기까지 기도하셨습니다(눅 22:44). 요새처럼 무릎 꿇기 좋은 푹신푹신한 방석 같은 것이 어디 있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돌바닥에 꿇어앉아 땅에 엎드려 머리를 땅에 대고 살가죽이 다 벗겨지도록 심한 통곡과 많은 눈물로 간구하셨습니다(마 26:39, 막 14:35, 눅 22:40, 히 5:7).
그런데 기도 후에 제자들에게 오셔서 보니, 다 졸며 잠들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와 함께 깨어 1시간도 기도하지 못하느냐’며 탄식하셨습니다(막 14:37). 이 탄식은 단순히 제자들을 향한 탄식만이 아닙니다. 성도 여러분, 주의 일을 위해서 정말 기도했습니까? 세상 일이 더 귀해 하나님의 일에 인색하지는 않았습니까? 우리는 자기 생애를 돌아보는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헌신의 모습을 회복해야겠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막 14:38). 기도하지 않으면 시험에 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베드로가 깨어 기도했다면,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도하지 않고 잠들어있던 베드로는 ‘너도 예수의 제자다’라는 여종의 질책을 이기지 못하고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기도하시고 오셨을 때도, 제자들은 잠들어 있다가 예수님께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세 번째 오셨을 때에도, 제자들은 여전히 깨어있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는 자고 쉬라 그만이다 때가 왔도다 보라 인자가 죄인의 손에 팔리우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막 14:41). 그리고 제자들에게 “일어나라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막 14:42).
여기 ‘가자’는 헬라어 ‘아고멘’(ἄγωμεν)으로, ‘앞으로!’, ‘행진!’, ‘전진하라!’, ‘쉬지 말고 가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 군사적인 용어입니다. 자는 사람이 어떻게 앞으로 행진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주님은 잠들어 있는 제자들에게 ‘너희 잘 테면 자라, 나는 간다!’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일어나라 함께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지극하신 사랑, 자기 사람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는 아가페 사랑의 말씀입니다(요 13:1). 안일함과 나태함 속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사람을 말씀으로 찾아오셔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시는 자비와 긍휼의 말씀입니다. 소망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순간, 생명의 샘들이 솟아올라 목욕탕을 만들어 씻으라! 하는 음성입니다. 은혜의 음성, 마지막 영생을 보장하는 음성입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