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의 역사 6 - 5. 요셉의 해골을 메고 나온 모세

출애굽기 13:19 “모세가 요셉의 해골을 취하였으니 이는 요셉이 이스라엘 자손으로 단단히 맹세케 하여 이르기를 하나님이 필연 너희를 권고하시리니 너희는 나의 해골을 여기서 가지고 나가라 하였음이었더라”

모세는 출애굽할 때 요셉의 유언대로(창 50:25) 요셉의 해골을 취하여 가지고 나왔습니다. 요셉이 자기 해골을 메고 올라갈 것을 유언한 지 360년 만에 성취되는 순간입니다.

모세가 요셉의 해골을 직접 취한 것은 단순히 요셉의 유언을 지키려는 의미보다는, 언약의 성취를 위한 사명 의식과 믿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모세는 출애굽이 단순한 노예 해방이 아니라 구속사적 경륜 가운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횃불 언약을 성취시키는 중대한 역사임을 깨달았기에, 요셉의 해골을 취하는 일을 잊지 않았던 것입니다.

요셉의 해골은 미라로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창세기 50:26에서 ‘관’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아론’으로, ‘상자(궤)’란 뜻입니다. 당시 애굽에서 미라를 넣는 상자(관)는 보통 오랜 세월 변하지 않는 ‘sycamore'(큰 단풍나무 또는 돌무화과나무)를 사용하였습니다. 이 나무는 오동나무처럼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하고, 습기와 부패를 막아 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3,000년 전에 미라의 관으로 매우 적합하였습니다.

요셉은 애굽의 고관이었으므로 요셉의 관은 당시의 장례 풍습을 따라 안쪽은 썩지 않는 단풍나무 관이었고, 바깥쪽은 석관을 입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요셉의 해골을 담은 관은 바깥쪽의 석관을 제외하더라도 상당히 무거웠을 것이므로 아마도 여러 사람이 신중하게 다루며 메고 나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대 백과사전(Encyclopaedia Judaica)에서는 ‘40년간 광야에서 방황하는 동안 요셉의 관을 법궤 옆에 두고 가져왔다’(During the 40 years' wandering in the wilderness the coffin was carried next to the Ark of the Covenant)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와 함께 ‘요셉의 관’을 메고 출애굽의 거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요셉의 유언대로 애굽에서 종 되었던 이스라엘이 완전히 구원받은 사실을 상기시키는 행위이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횃불 언약이 성취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박윤식 목사 "잊어버렸던 만남" (휘선, 2016), 318-319쪽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