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7 09:30
창세기에 나오는 10개의 족보는 모두 히브리어 ‘톨레톳’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은 ‘대략, 계보, 사적, 후예, 약전’으로 번역됩니다. 그런데 이 열 개의 톨레돗 중 특히 창세기 5:1의 톨레돗 앞에는 히브리어에서 ‘책’을 뜻하는 ‘세페르’라는 단어가 함께 기록되어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즉, ‘세페르 톨레돗’입니다.
창세기 5:1 “아담 자손의 계보가 이러하니라”
위의 말씀에서 ‘계보’는 한자로 ‘이을 계(系), 적을 보(譜)’입니다. 그 뜻은 ‘조상 때부터의 혈통이나 집안의 역사를 적은 책, 사람의 혈연 관계나 학문·사상 등의 계통 순서를 나타낸 기록’입니다. ‘계보’는 히브리어로 ‘세페르 톨레돗’입니다. 여기서 ‘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세페르’는 ‘글, 편지, 두루마리, 책’ 등의 뜻을 가집니다. 다른 족보는 대부분 그냥 ‘톨레돗’이지만, 창세기 5:1의 족보는 ‘세페르 톨레돗’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실 속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습니까?
창세기 5장의 아담의 계보는 단순한 인명 나열이 아니라 많은 분량의 내용이 담긴 ‘책’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기록물이며, 구속사적인 관점에서는 일종의 법적인 효력을 지닌 하나님의 계약 문서책과 같다는 것입니다.
첫 사람의 족보에서 언급된 ‘세페르 톨레돗’이라는 말은(창 5:1), 신약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둘째 사람(고전 15:45-47)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서도 한 번 더 등장합니다.
마태복음 1: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라”
(창 5:1) ‘계보’ - ‘세페르 톨레돗’
(마 1:1) ‘세계’ - ‘비블로스 게네세오스’
그냥 톨레돗(족보)이 아니라 세페르 톨레돗(족보 책)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냥 게네세오스(족보)가 아니라 비블로스 게네세오스(족보 책)입니다.
박윤식 목사, “창세기의 족보” (휘선, 2007), 57-58쪽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