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3 08:26
하나님께서는 선민 이스라엘에게 악을 행한 애굽에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심으로 그들을 징치하시고,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해 내셨습니다. 일찍이 하나님은 횃불 언약에서 “그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치 할지며”(창 15:1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징치’는 한자로 징계할 징(懲), 다스릴 치(治)로서 ‘징계하여 다스림’이라는 뜻으로, 여기에는 ‘심판’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레 26:18, 시 94:10, 12). 바벨탑(창 11:1-9)과 소돔과 고모라(창 19:24-25)의 심판도 하나님께서 징치하신 결과입니다.
(1) 열 가지 재앙의 내용
선민 이스라엘의 ‘섬기는 나라’였던 애굽을 하나님께서 징치하신 일은 열 가지 재앙을 통해서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첫 번째 재앙은 나일강의 물이 피가 되는 재앙(출 7:19-25)이었고, 두 번째 재앙은 개구리 재앙(출 8:1-15)이요, 세 번째 재앙은 ‘이’ 재앙(출 8:16-19)이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재앙은 애굽의 술객들도 흉내내었으나(출 7:22, 8:7), 세 번째 ‘이’ 재앙부터는 바로의 술객들이 모세를 흉내내지 못하였습니다(출 8:18).
네 번째 재앙은 파리 재앙(출 8:20-24), 다섯 번째 재앙은 악질 재앙(출 9:1-7), 여섯 번째 재앙은 독종 재앙(출 9:8-12), 일곱 번째 재앙은 우박 재앙(출 9:18-35), 여덟 번째 재앙은 메뚜기 재앙(출 10:4-20), 아홉 번째 재앙은 흑암 재앙(출 10:21-29), 열 번째 재앙은 장자 재앙(출 12:1-36)이었습니다.
열 가지 재앙이 지속되는 그 이면에는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었습니다(출 4:21, 7:3, 8:19, 9:12, 10:1, 20, 11:10, 14:4, 8, 17).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을 계속적으로 애굽에 내리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첫째, 바로와 그의 신하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 주어, 영광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출 10:1, 14:17-18).
출애굽기 14:4 “내가 바로의 마음을 강퍅케 한즉 바로가 그들의 뒤를 따르리니 내가 그와 그 온 군대를 인하여 영광을 얻어 애굽 사람으로 나를 여호와인 줄 알게 하리라 하시매 무리가 그대로 행하니라”
출애굽기 10:1을 표준새번역에서는 “너는 바로에게 가거라. 그와 그 신하들이 고집을 부리게 한 것은 나다. 이것은 내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온갖 이적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무서운 재앙 속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 거하는 고센 땅은 보호를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파리 재앙, 우박 재앙, 그리고 마지막 흑암 재앙 때에, 이스라엘 백성이 거하는 고센 땅만 구별하여 재앙이 일어나지 않게 보호하셨습니다(출 8:22-23, 9:26, 10:23).
출애굽기 8:23에 나오는 ‘구별’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페두트’로서, ‘구원, 구속’(시 111:9, 130:7)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재앙을 내리실 때 이스라엘 백성을 구별하신 것은 그들을 애굽의 고통에서 반드시 구원하시겠다는 의미였습니다.
둘째, 열 가지 재앙은 애굽인들이 섬기던 모든 우상(神)들을 징벌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출애굽기 12:12 “내가 그 밤에 애굽 땅에 두루 다니며 사람과 짐승을 무론하고 애굽 나라 가운데 처음 난 것을 다 치고 애굽의 모든 신에게 벌을 내리리라 나는 여호와로라”
민수기 33:4 “애굽인은 여호와께서 그들 중에 치신 그 모든 장자를 장사하는 때라 여호와께서 그들의 신들에게도 벌을 주셨더라”
출애굽기 12:12의 ‘모든 신’은 원어 의미상 ‘애굽의 신들은 하나도 빠짐없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당시 애굽에서는 사람과 짐승의 형상을 한 우상뿐만 아니라 하늘·땅·태양·강·폭포 등과 같은 자연물과 뱀·독수리·거위·악어·풍뎅이·개구리 등의 온갖 잡다한 생물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들을 섬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상들을 철저하게 파괴함으로써 그것이 무익하며 허무한 존재이고, 그 말로가 비참하다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삼상 5:3, 렘 43:12, 50:2). 그러므로 애굽에 내린 열 가지 재앙은 출애굽을 위한 방편도 되었지만 그 근본 의미는 이 땅의 주인은 하나님 한 분뿐이며, 하나님 외에 인간이 믿고 섬기는 모든 신들은 하나같이 무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주신 것이었습니다(시 135:15-18).
하나님께서는 애굽에 내리신 재앙들에 대하여 이스라엘 백성이 그 후손에게 자세히 설명하여 전하기를 원하셨습니다(출 12:26-27, 신 6:20-25). 그 이유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능력을 자손 대대로 전하여 하나님께서 여호와이심을 알리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출애굽기 10:2 “너로 내가 애굽에서 행한 일들 곧 내가 그 가운데서 행한 표징을 네 아들과 네 자손의 귀에 전하게 하려 함이라 너희가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
박윤식 목사 "잊어버렸던 만남" (휘선, 2016), 311-314쪽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