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0 10:34
Jacob Returns to Canaan (Gen 33:18-20), 1910 BC,
172nd Year of the Covenant of the Torch
이삭 156세, 야곱 96세, 요셉 6세(추정)
Isaac's age, 156; Jacob's age, 96; Joseph's age, 6 (estimated)
(5) 심히 두렵고 답답했던 야곱의 기도 1(창 32:7-12)
야곱은 자신이 보낸 사자들을 통해 형 에서가 400명을 이끌고 온다는 공포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창 32:6, 33:1). 400명은 아브라함이 롯을 구출하기 위해서 동원했던, 자기 집에서 길리고 연습한 자 318명(창 14:4)에 비하면 훨씬 많은 숫자였고, 고대 족장 시대에는 큰 병력이었습니다. 에서는 아비 이삭이 “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창 27:40)라고 예언한 대로, 지난 20년간 전투력을 갖춘 큰 병력을 이끄는 강력한 족장으로 성장했던 것입니다.
에서가 야곱에게 복수할 생각이 없다면 400명을 이끌고 올 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자들의 전갈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야곱은 본능적으로 에서의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창세기 32:7에서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오랜 세월 야곱의 마음을 괴롭게 짓누르고 있었던 죄의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에서에게 두 번이나 사기죄를(창 27:36) 범했는데, 첫 번째는 허기진 형 에서를 이용해 떡과 팥죽으로 장자의 명분을 빼앗은 죄이고(창 25:29-34), 두 번째는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을 속여 형 에서 대신 장자의 축복을 받은 죄입니다(창 27:1-45). 이처럼 죄는 죄지은 사람을 심히 두렵게 하고, 답답하여 견딜 수 없게 만듭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의 천사들을 보내셔서 야곱을 둘러싸고 보호하셨으나, 그 마음속에 깊숙이 스며 있는 죄의식 때문에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고 견딜 수 없는 공포에 떨었습니다.
고대 유목민들은 위험에 직면할 때 가축을 분산시켜 희생을 줄였습니다. 야곱도 모든 처자와 재산을 일시에 몽땅 잃을 것만 같은 불안함 때문에, 재빨리 자기와 함께한 종자와 양과 소와 약대를 두 떼로 나누고,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면 남은 한 떼는 피하리라”라고 하면서 에서의 공격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였습니다(창 32:7-8).
그리고 야곱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로 매달렸습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크신 이름의 권세를 붙들고,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자비에 감사하며, 오로지 언약을 의지하여 기도를 드렸습니다.
첫째, 야곱은 20년 전 하나님께서 벧엘에서 “나는 여호와니 너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라”(창 28:13)라고 친히 계시해 주신 성호를 기억하여 기도했습니다.
창세기 32:9 “야곱이 또 가로되 나의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여호와여...”
참으로 하나님께서는 그 크신 이름을 위하여 자기 백성을 사랑하며 끝까지 버리지 않고 구원하십니다. 사무엘상 12:22에서 “여호와께서는 너희로 자기 백성 삼으신 것을 기뻐하신 고로 그 크신 이름을 인하여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요”라고 말씀하였습니다(시 106:8, 참고-렘 14:21, 겔 20:9, 14, 22, 36:21).
둘째, 야곱은 라반에게서 탈출하기 직전에 하나님께서 “네 조상의 땅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창 31:3)라고 명하신 말씀을 붙들고 기도했습니다.
창세기 32:9 “...주께서 전에 내게 명하시기를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하셨나이다”
셋째, 야곱은 20년 전 지팡이만 들고 요단을 건널 때와 오늘을 비교하면서, 처음부터 초라하고 보잘것없었던 자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여 아무 자격이 없는 자신에게, 분에 넘치도록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무한한 은총과 진리 앞에 뜨거운 감사를 드렸습니다.
창세기 32:10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리를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
넷째, 형 에서가 자신과 처자들을 칠까 심히 두려워하면서 ‘형의 손, 에서의 손’으로부터 건져 달라고 탄식하며 기도하였습니다.
창세기 32:11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내가 그를려워하옴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겁냄이니이다”
야곱은 아내들과 자식들이 처참하게 살육당하는 최악의 사태가 닥칠 것이 너무나 두렵고 겁이 나서 정신을 잃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여기 “건져내시옵소서”는 ‘나찰’의 히필(사역)형으로, ‘나를 잡아채듯이 구원하소서’라는 뜻이며, 참으로 애끓는 탄식입니다. 이렇게 야곱은 오직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요, 강한 힘이요, 유일한 피난처이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시 46:1, 140:4).
다섯째, 야곱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주셨던 언약에 근거하여서 기도했습니다
창세기 32:12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정녕 네게 은혜를 베풀어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리라 하셨나이다”
‘지금 우리가 에서의 손에 죽는다면 어찌 하나님의 그 약속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라고 하면서 결사적으로 매달린 것입니다. 그 언약은 창세기 28:14에서 “네 자손이 땅의 티끌같이 되어서 동서남북에 편만할지며 땅의 모든 족속이 너와 네 자손을 인하여 복을 얻으리라”라고 자신에게 주셨던 약속이요, 조부 아브라함에게 하신 언약이요(창 22:17), 아버지 이삭에게 재확인하신 언약이었습니다(창 26:4).
하나님께서는 언약하시면 그대로 이루시는 미쁘신 분입니다(고후 1:18, 살전 5:24, 딤후 2:13, 히 10:23, 11:11). 하나님은 약속의 말씀을 붙잡고 드리는 기도에 속히 응답하십니다(출 32:11-14, 느 1:5-11, 9:6-38, 요 15:7).
박윤식 목사, “잊어버렸던 만남” (휘선, 2016), 190-193쪽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