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옥에서 해방되어
말씀 운동의 도약으로!
싱가포르 현지 르포
23년 만에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기쁨
어둡고 답답한 코로나 펜데믹.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길고 긴 터널을 지나왔다. 코로나 감옥에 갇혀 현장 예배에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은 이곳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싱가포르 정부의 방역 지침이 강력해서 따라가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한다. 이제 그 채워졌던 빗장이 풀려 성전 예배가 자유롭게 되었다. “코로나 포로에서 나오라”는 하나님의 귀환 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던 생활이 습관이 되어 교회로의 귀환이 쉽지 않았다. 주저앉아있는 성도들을 일으켜 세우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찾아올 딱 좋은 기회가 마침 시온교회 창립기념일이었다. 6월 12일에 23주년 창립 감사 예배를 드리고 한 주간을 감사주간으로 구속사 세미나를 열었다. 성도들에겐 자칫 안주하고 느슨해질 수도 있는 신앙의 고삐를 다시 붙잡는 기회가 되었다. 23년이라는 시간을 헤아리며,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다.
구속사에서 ‘23년’을 설명해 줄 의미 있는 사건을 찾아본다면 23년 만에 사랑하는 아버지를 다시 만난 요셉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싶다. 요셉이 형들 때문에 애굽의 노예로 팔려 간 때가 17세이고, 다시 아버지를 만나게 된 것이 40세이니, 23년 만이다. 23년 동안 사람의 눈으로는 파란만장한 고난의 삶이 펼쳐졌지만, 이면으로는 하나님의 계획하신 섭리대로 성취되어가고 있었다. 요셉이 아버지를 만나 그 품에 안기는 순간 괴로움의 눈물은 마르고, 묵은 한숨은 멀리 날아가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벅찬 감격만이 차올랐을 것이다. ‘창립 23주년 감사예배’는 바로 그러한 기쁨이 충만한 잔치 자리였다.
세대와 세대가 연결된
아름다운 언약 공동체
2019년 10월 새로운 자리로 교회가 이전해서 넓어진 성전만큼이나 성도들도 늘어났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 꽤 눈에 들어온다. 김사무엘 담임목사님이 대내외적으로 가르치는 구속사 강의에 매료되어 새롭게 전도되거나, 순전히 말씀이 좋아서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다. 그런데 새 가족 유입의 또 다른 통로가 있었다. 바로 교회학교 행사였다. 가장 큰 이벤트인 여름성경학교 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성도 전체가 너나 할 것 없이 달라붙어 지원하고 참여하여, 몇 주 전부터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홍보하고, 선물과 물품을 준비한다.
‘Little chef workshop (꼬마 요리사 대회)’ 행사 당일, 교회 전체가 들썩거렸다. 친구를 따라 함께 온 아이들도 기대와 호기심에 들뜬 분위기이다. 찬양과 율동으로 신나게 몸을 풀자, 얼굴엔 즐거움의 꽃이 활짝 폈다. 교회에 아이들이 북적이는 그 자체가 신선한 청량제 같다. 말씀 시간에 사무엘 목사님이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사건을 얘기할 때는 실제로 마술까지 선보여서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예수님이 베푸신 기적을 평생 잊지 않을 듯싶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조물조물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동안 재미와 친교, 사랑과 감사를 저절로 배우고 있었다. 몸과 마음마저 교회에 친근해진 새 친구들이 교회학교에 등록하게 되고, 엄마 아빠까지 전도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신자들이 정착하여 뿌리를 든든히 내리는 것만 아니라, 자녀들 세대가 교회 각 부분마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제는 서로 다른 세대가 믿음의 동역자가 되어 함께 일한다. 찬양팀에서 노래하는 어머니와 아들, 악기팀에서 연주하는 아버지와 아들, 교회학교에서 율동하는 엄마와 딸… 너무나 보기가 좋다. 앞 세대의 수고와 기도의 터 위에 새로운 세대가 성장하고 있다. 앞세대는 열심히 뒤따라오는 다음 세대를 보며 보람을 느낄 것이다. 또한 충성스레 헌신하는 앞세대를 보며, 다음 세대는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는다. 이렇게 세대를 초월하여 신앙이 전수되고 사명이 계승되고 있다. 말씀 안에서 같은 아버지 하나님을 모시고, 같은 신앙 족보에 올라가 있는 아름다운 공동체… 그 이름은 ‘언약가족’이다.
구속사 말씀은
태산을 넘어 험곡까지
싱가포르 시온교회는 지난 10년간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들, 아프리카 가나, 유럽의 영국, 독일 등을 직접 다니며 세미나를 개최하여 구속사 말씀을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구속사 말씀의 은혜는 마치 핵폭탄을 투하한 것처럼 참석자들에게 충격과 놀라움 감탄 자체였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모든 세미나 일정이 멈추고 말았다. 해외 목회자들은 언제 세미나가 가능한지 갈급한 요청과 함께 문의가 계속됐다. 이제 말씀 전파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전환이 절실해졌다. 그동안 고민해 온 것은, 신구약 성경을 깊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구속사 시리즈 12권의 책을 나라마다, 도시마다 어떻게 다 가르치고 전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다. 단회적인 세미나도 결실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영적 성숙에 도달하여 삶이 변화되려면, 지속적인 강의를 통해 말씀을 충분히 배워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시온교회 ‘구속사 세미나 팀’은 동남아 신학교들마다 문을 두드렸다. 온라인 선택 과목으로 구속사 커리큘럼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교회들과 목회자들에게도 일일이 연락하여 구속사 책 내용으로 온라인 바이블 스터디 강좌를 소개했다. 호응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4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빈곤으로 인한 굶주림과 언어의 장벽, 방송 장비, 책이다.
시온교회는 즉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전 성도들이 동참하여 기금을 마련하고 모인 헌금으로 먼저 방송 장비를 기증했다. 동남아 국가들의 대부분 교회가 높은 산이나 골짜기, 시골에 있어 인터넷 상황이 열악하다. 노트북이나, 프로젝터, 스크린, 스피커도 없다. 어떤 곳은 정부가 전기 절약을 위해 전력을 끊기 때문에 발전기까지 지원해 주어야 한다.
둘째, 음식 제공이다. 당장 배고픈 사람들이 긴 시간 동안 강의를 듣는 데 집중할 수가 없기에, 강의가 있을 때 적어도 한 끼의 식사를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셋째, 각 지역 언어로 들을 수 있도록 65개의 강의 비디오에 대한 통역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넷째, 교재만 가지고는 강의를 이해하는 데 부족하기에, 구속사 시리즈를 총 18개 언어로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엄격한 번역업체 선정을 위해 감수를 따로 전문 기관에 맡기는 면밀함까지 더했다. 이제 1년 후면 구속사 시리즈 1권부터 3권까지 18개 언어로 책 번역 작업이 가능하리라 본다. 나아가 2023년에는 6권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온교회가 코로나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말씀 운동의 도약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오직 주의 선한 손에 의지하여 전심전력할 때 하나님께서 크고 놀라운 새 일을 행하실 줄로 확신한다. 앞으로 구속사 전파의 행군이 태산을 넘어 험곡에까지 펼쳐져서 전 세계에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
글_정유진 선교사
출처_참평안(22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