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9 15:35
욥은 자신이 당한 절망적인 고난을 가리켜 ‘전쟁이요, 노역하는 종’이라고 말했습니다(욥 7:1). 욥은 고통의 밤을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살에 구더기와 흙 조각이 의복처럼 입혀졌다고 토로합니다(욥 7:4-5). 욥의 생명은 운명 직전에 있는 마지막 한 호흡과도 같았습니다(욥 7:7). 그의 마음이 아프고 영혼도 괴로웠습니다(욥 7:11). 그래서 욥은 차라리 속히 숨이 멎어버리는 것이 좋겠다고까지 외치며 몸부림쳤습니다(욥 7:15-16). 이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욥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떤 존재로 여기시는지를 깨달았습니다.
먼저 욥은 자신이 주께서 크게 여기시는 존재임을 알았습니다(욥 7:17).
지금 욥은 모든 재산과 건강을 다 잃고 숨이 넘어가기 직전입니다. 그런데도 욥은 주님께서 자신을 크게 여기신다고 담대히 고백했습니다. 여기 ‘크게 여기신다’는 표현은 인격, 품위, 명예, 지위 등에 있어서 그를 영광스러운 존재로 존귀하게 여기신다는 의미로, 아브라함에게 ‘그 이름을 창대케 하리라’(창 12:2), 솔로몬에게 그 지위를 ‘더 크게 하시리라’(왕상 1:37, 47, 참고-대상 29:25)라고 하실 때 사용되었습니다. 인간 스스로가 자신을 존귀한 존재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크게 여기시는 가운데 인생이 존귀한 존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서 크게 여겨지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크게 여기시는 존재입니다.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으신다면, 실로 그 존재의 목적이나 가치, 의의가 전혀 없습니다. 나의 존재와 가치는 오직 하나님의 평가에 달려있습니다.
두 번째로 욥은 자신이 주께서 마음에 두시는 존재임을 알았습니다(욥 7:17).
“주께서 사람에게 마음을 두시고…”라는 말씀을 직역하면 “당신이 마음을 두시는 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하나님의 마음이 인생 속에 머문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광대하신 하나님께서 티끌 같은 피조물 인생에게 관심을 놓지 않으신다는 말씀입니다. 욥은 지금 가장 비참한 자포자기의 절망 상태에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마음은 불같이 뜨거운 마음, 간절한 마음, 사랑의 마음과 축복의 마음으로 온통 욥에게 쏠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행복 속에 살게 하실 때에도 그의 마음에 나를 두십니다. 그러나 나를 벌거벗겨 재구덩이 속 환란의 고통 속에 집어 던져 놓으심 역시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의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나 된 존재야말로 얼마나 행복합니까?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