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8 21:50
십자가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참으로 기기묘묘합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도 않고, 감사도 없고 온통 죄악투성이인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세우셨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패역한 죄인들을 위해서 외아들을 처참하게 죽이시는 이런 기이한 일은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십자가를 중심으로 우리의 삶과 영혼의 운명이 바뀌고 있습니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의 차이가 거기에 있습니다.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는 삶의 목적과 생각이 다릅니다(고전 1:1).
그러나 교회를 나옴에도 불구하고 십자가를 지식으로 알지, 믿음으로 그리고 자기 몸에 체험으로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하자면, 십자가는 ‘쌍안경’입니다. 멀리 있는 것은 아무리 눈을 찡그려도 보이지 않지만, 쌍안경을 통해서 보면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어떻게 쌍안경을 통하지 않고 하나님을 보겠다고 합니까? 십자가 없이 하나님을 믿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의 능력과 권세와 힘은 오직 십자가를 통해서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볼 때에도, 교회가 참된 부흥 아래 있던 시기에는 언제나 생명이 용솟음치듯이 올라오는 ‘십자가의 복음’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이방인들은 핍박과 박해 속에서도 십자가를 믿고 영적으로 풍성한 삶을 누리는 믿음의 성도들을 두려워했습니다. 우리의 생활 중심에는 언제나 십자가가 우뚝 서있어야 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삶 속에서 받는 고난이 정말 주님의 뜻을 위해 받는 고난인지 생각해보십시오. 내 욕심, 내 교만, 내 정욕 때문에 받는 고난 속에 빠져있으면서도 주를 위해 받는 고난이라고 포장하지는 않았습니까? 우리 안의 십자가가 넘어지고, 쓰러지고, 심지어 행방불명 되었는데 일으킬 생각도, 찾을 생각도 안해서야 되겠습니까? 십자가는 구원을 위해 다급하게 찾는 일회용품, 해마다 한 번씩 찾아오는 계절상품이 아닙니다. 세상의 수천만만 가운데, 진정한 십자가의 사람은 오직 극소수입니다.
십자가의 능력과 권능이 우리를 회개시키는 것이지, 내가 회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십자가 앞에 자신의 무가치함을 철저히 깨닫고 고백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십자가 앞에 설 때마다 자신을 ‘죄인 중의 괴수’라고 고백하였습니다(딤전 1:15). 그냥 죄인도 아니고, 최고로 악랄한 죄인 대장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좋은 옷들도 많지만, 이번 사순절 기간에 반드시 주님의 피 뿌린 십자가 옷을 입으시기 바랍니다. 사순절 기간에 주님의 고난에 대한 말씀들을 철저히 묵상하며 하나의 말씀이라도 틈새로 흘리지 않도록 늘 기도하면서 말씀을 부둥켜 안으시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엡 4:27).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