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3 00:23
성도는 소 같이 온순하고 온화한 덕성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소에게는 사자의 교만함도, 호랑이의 응큼함도, 코끼리의 능글맞음도, 기린의 바람기나 여우의 간교함도 없습니다. 그래서 옛 성인들은 ‘칼을 팔아서 소를 산다’고 말했습니다. 성도는 소처럼 온화하고 조용해야 합니다.
성경에 이러한 성품을 가진 대표적인 인물이 모세입니다(민 12:3). 모세의 온유함은 궁극적으로 메시아 예수의 성품을 말씀하는 것입니다(마 11:29). 온유함은 성령의 열매이자(갈 5:23), 사랑의 속성입니다(고전 13:4). 예수님께서는 팔복을 말씀하시며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5:5).
우리 모두 소처럼 온순합시다. 온화한 덕성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합시다. 밝은 빛을 비추려면 자기 심지가 타고 기름이 없어져야 합니다. 소금이 제 맛을 내려면 자신이 녹아내려야 합니다. 소는 사람들에게 노동력과 고기, 우유, 버터와 기름, 가죽을 제공합니다. 소는 버릴 것이 없습니다. 생전에는 사람에게 노동으로 봉사하며 죽어서는 살코기와 내장과 뼈, 가죽까지 다 주고 갑니다. 그래서 옛 말에 소를 ‘생구’(生口)라고 합니다. 식구는 한 핏줄기 가족이지만, 생구는 피가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고 희생적으로 사는 생구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도는 소처럼 새김질을 잘 배워서 만사를 차분히 반추하는 여유와 신중함이 있어야 합니다. ‘반추’란, 소와 염소 등이 한 번 먹게 되면 새김질해서 다시 씹는 행위를 말합니다. 구약 성경은 새김질하지 않는 짐승을 부정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레 11:2-8, 신 14:4-8). 성도는 소와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은혜 받은 것을 반추하여 되새기며 마음 속에 영원히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는 길은 반추하는 생활, 기도하는 생활에 있습니다.
본문 잠언 14:4은 소의 근면성실함을 본받을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합니다. 사람이 일하지 않으면 땀 흐를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유해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 생활에 안정이 없고 불안 속에 살아갑니다. 소로 말미암아 얻는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소처럼 충성하고 근면한 생활을 할 때,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자신의 신앙도 두터워지며 만족과 감사가 넘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선한 일을 위해서 창조하셨습니다(딛 2:14). 그 선한 일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걸머지고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 살아가는 것입니다(골 1:24, 롬 14:7-8). 우리는 늦지만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갑시다! 얄팍한 수단이나 방법을 버리고 소 걸음으로 묵묵히 걸어가는 가운데, 영원한 생명의 하늘나라 천국에 다 입성하시는 성도 여러분 되시기를 바랍니다.
평강제일교회 원로목사 박윤식 목사의 설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