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31 20:19
출애굽기 20:15에서 “도적질하지 말지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히브리어 원문을 볼 때 신명기 5:19과 똑같은 말씀입니다.
1. 제 8계명에 대한 해석
(1) “도적질”
제 8계명 “도적질하지 말지니라”라고 한 것은, 이웃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도적질은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웃의 생명과 복지를 빼앗는 것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도적질”은 히브리어 ‘가나브’로, ‘휩쓸어가다, 몰래 가져가다, 속이다’라는 뜻입니다. 도적질은 두 가지로 정리됩니다.
① 이웃의 소유를 잔인하게취하거나 강제로 빼앗는 것입니다.
도적질은 이웃의 소유(주인 있는 것)를 주인의 허락(동의)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권한 없는 자가 가져가는 일체의 행동을 말합니다. 남의 권리를 침해해서라도 자기의 이득을 취하는 것입니다. 여기 ‘이웃의 소유’란 재산과 관계된 것으로 돈, 남종, 여종, 의복, 가축, 곡식, 패물 등이 해당됩니다(출 22:1-15). 남의 돈을 꾸고 갚지 않는 것도 도적질입니다.
② 이웃의 눈을 속이고 몰래 하는 일입니다.
남을 속이는 은밀한 행위도 도적질입니다(창 31:7, 27). 도적질은 ‘교활하고 음흉하게 남을 함정에 빠뜨리고 이득을 취하는 것, 남의 눈을 속이고 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꼭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지 않더라도 은밀하게(비밀리에) 남을 속인 행위도 경계해야 할 도적질입니다. 이를테면 남의 것을 몰래 훔쳐 보는 것도 도적질에 해당합니다.
2. 제 8계명의 세부 율법
“도적질하지 말지니라”(출 20:15, 신 5:19)라는 제 8계명은, 출애굽기 21:16, 22:1-15과 신명기 23:19-24:7에서 확장하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이웃의 재산에 끼친 피해 보상 규정(출 21:16, 22:1-15)
제 8계명의 세부 율법에는 이웃의 재산을 도적질했을 경우, 각 경우마다 구체적인 배상 책임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배상하다’에 쓰인 히브리어 ‘샬렘의 원래 의미는, ‘끝내다, 완성하다, 완전하다, 회복하다’(레 24:18, 왕상 9:25)입니다. 즉, 채무자가 빚을 갚아 채권자의 재산을 완전하게 회복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지불과 보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모든 것이 완전해지고, 원래대로 회복되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평화’(샬롬)가 이룩되는 것입니다.
훔친 물건과 끼친 손해에 따른 배상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사람을 후려(도적질) 유괴(납치)하는 경우(출 21:16)
출애굽기 21:16에서 “사람을 후린 자가 그 사람을 팔았든지 자기 수하에 두었든지 그를 반드시 죽일지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신 24:7). “사람을 후린 자”는 사람을 도적질한 인신 매매범이나, 종을 삼을 목적으로 사람을 훔친 자 곧 유괴범을 말합니다. 이는 반드시 자기 생명으로 배상해야 했습니다.
② 이웃의 재물을 도적질한 경우(출 22:1-4)
소나 양을 훔쳐서 도살하거나 판 자는 소의 경우 5배, 양은 4배로 갚아야 합니다(출 22:1). 몸집이 작고 순한 양에 비해 몸집이 크고 거친 소를 훔쳐간다는 것은 훨씬 더 계획이 치밀하고 대담해야 하는 것이므로 죄질이 더 나쁜 것으로 판단해, 배상액이 더 컸을 것입니다. 단, 도적질한 짐승이 살아 있으면 2배만 배상합니다(출 22:4). 만일 갚을 힘이 없으면 “그 몸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배상해야 합니다(출 22:3). ‘동해 보복법’(同害報復法)의 기준에서(출 21:22-27) 볼 때는, 도적질에 대한 배상법이 상당히 무겁고 혹독한 규정입니다. 이러한 가혹한 형벌을 통해, 이웃의 재산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실과, 사람은 항상 정당한 노동을 통해 부를 얻어야 함을 깨우치고, 결과적으로 이스라엘 사회 내에 도적질을 막는 큰 방편이 되었던 것입니다.
③ 가축의 관리 소홀, 화재 등으로 이웃의 재산에 피해를 준 경우(출 22:5-6)
짐승이 다른 사람의 밭으로 우연히 간 것이 아니라, 그 주인이 고의로 자기 짐승을 다른 사람의 목장이나 밭에 보내어 꼴을 뜯게 했을 경우, “제일 좋은 것으로 배상할지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출 22:5). “제일 좋은 것”(메타브)은 ‘좋다, 훌륭하다, 즐겁다’(삿 19:6)라는 뜻의 히브리어 ‘아타브’에서 유래하여 ‘가장 훌륭한 부분, 가장 좋은 것’(창 47:6, 삼상 15:9, 15)이라는 의미입니다.
④ 맡겨 놓은 물건에 피해를 준 경우(출 22:7-9)
당시 사람들은 먼 여행을 하는 경우, 자신의 귀중품을 이웃에게 맡기고 집을 떠나는 관습이 있었는데, 물건을 맡은 집이 봉적(逢賊: 도적을 만나 물품을 잃어버림)했을 경우입니다. 만일 그 도둑을 잡았으면 잃어버린 물품의 원주인은 그 도둑으로부터 갑절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출 22:4) 자신의 물건을 보관했던 그 이웃에게는 아무 책임도 묻지 말아야 했습니다(출 22:7). 그러나 도둑이 잡히지 않았을 경우, 물건을 보관했던 사람이 가로챘을 것이란 의심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 맡은 집 주인이 재판장 앞에 가서 자기가 원주인의 물품에 손댄 여부를 조사받아야 했습니다(출 22:8). 잃어버린 어떤 물건이든지, 맡긴 사람이 “이것이 그것이라”(잃어버린 물건이다)라고 하여 이웃의 재산 중 어떤 것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재판장이 양편을 살펴 죄 있다고 하는 자가 그 상대편에게 갑절을 배상하도록 하였습니다.
⑤ 맡겨 놓은 물건에 우연 발생적인 사고로 피해를 준 경우(출 22:10-13)
물건을 맡겼다가, 돌보는 사람의 부주의나 고의성이 전혀 없는 우연 발생적인 사고 때문에 물건을 잃었을 경우입니다(출 22:10). 이에 대해 물건을 맡은 자가 “손을 대지 아니하였다고 여호와로 맹세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출 22:11上). 모든 맹세 가운데 최고의 권위자이신 하나님의 이름과 그 권위를 두고 행해진 맹세는 가장 엄격한 맹세였으므로, ‘여호와의 이름’을 통해 맹세한 사람의 신실함을 보여 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임자는 그대로 믿을 것이며 그 사람은 배상하지 아니하려니와”(출 22:11下)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무리 의심이 가더라도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내용은 최후 결정이므로(히 6:16) 순전히 용납하고, 불신해서는 안 되며, 혹 거짓말이더라도 그 보응조차 하나님께 맡기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신앙을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⑥ 빌려 온 물건에 피해를 준 경우(출 22:14-15)
어떤 사람이 자기 필요에 의해 가축을 빌려 온 경우, 가축의 원주인이 함께 있지 않을 때 그 가축이 상하거나 죽으면 그때는 그 가축을 빌려 온 자가 반드시 배상해야만 했습니다(출 22:14). 그러나 만일 빌려 온 가축이 그 주인과 함께 있을 때 상하거나 죽었을 경우에는 빌려 온 자가 배상하지 않았습니다(출 22:15).
(2) 이웃의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의무 규정(신 23:19-24:7)
이 말씀에서는 보이는 돈이나 물건 외에, 보이지 않는 자유와 행복권, 그리고 생명까지도 빼앗아서는 안 되는 소중한 이웃의 소유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① 돈이나 식물을 빌려 간 이웃에게 이식(利息: 이자)을 받지 말라(신 23:19-20)
신명기 23:19의 “이식”은 히브리어로 ‘네쉐크’로, ‘물어뜯다’라는 뜻의 ‘나샤크’에서 파생된 명사인데, ‘나샤크’는 예외 없이 뱀 같은 것에게 ‘물어뜯긴 것’이라는 뜻입니다(창 49:17, 민 21:6, 잠 23:32, 전 10:11). 돈을 빌려 준 후에 가혹한 이자를 취하는 것이 마치 뱀이나 독사가 사람을 물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과 같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동족(형제)에게는 이자 없이 돈을 빌려 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출 22:25, 신 23:19). 자신이 직접 노력하여 벌지 않은 불로 소득을 막으신 것입니다. 출애굽기 22:25에는 그 형제를 “나의 백성 중 가난한 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자가 궁핍하여 생계비를 꾸러 오면 이자를 아예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② 하나님께 네가 서원한 대로 행하라(신 23:21-23)
서원(誓願: 약속 서, 원할 원)은 ‘요구되지 않은 일을 자발적으로 엄숙하게 하나님께 맹세하여 약속함’이라는 뜻입니다. 한번 서원한 것은 결코 파기할 수 없습니다(신 23:21-23). 레위기 19:12에서 “내 이름으로 거짓 맹세함으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라고, 민수기 30:2에는 “여호와께 서원하였거나...서약하였거든 파약하지 말고 그 입에서 나온 대로 다 행할 것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시 15:4).
③ 굶주린 이웃에게 자비와 긍휼을 베풀라(신 23:24-25)
이 말씀은, 이웃이 포도원에 들어가서 따먹는 것은 “마음대로... 배불리”먹을 수 있도록 해 주어(신 23:24), 극빈자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한 자비의 법입니다.
④ 새롭게 가정을 이룬 자에게 주는 1년의 혜택(신 24:5)
새롭게 가정을 이룬 자는 군대나 무슨 직무든지 맡지 않고 1년간 집에 한가히 거하여 그 취한 아내를 즐겁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결혼의 신성함을 일깨움과 동시에 타인에게 빼앗겨서는 안 되는 각 가정(배우자)의 소중함, 신혼부부의 행복권을 보장해 주는 규정입니다.
⑤ 이웃의 생명과도 같은 맷돌의 전집(典執) 금지(신 24:6)
채권자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하여 대신 맷돌짝을 내놓을지라도, 맷돌의 전부나 그 윗짝만이라도 전집하지 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맷돌은 곡식을 갈아서 가루로 만드는 데 쓰이는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에, 그 전부든지 위짝만이든지 맷돌을 전집하는 것은 “그 생명을 전집함”과 같은 것입니다(신 24:6). 여기 “전집함”은 히브리어 ‘하발’로 ‘저당 잡다, 담보로 하다’라는 뜻입니다. 이웃의 생명 같은 소유를 채권으로 위협하는 일을 방지하는 규정입니다.
⑥ 자기 형제 이스라엘인의 유괴(납치) 금지(신 24:7)
신명기 24:7에서 “사람이 자기 형제 곧 이스라엘 자손 중 한 사람을 후려다가 그를 부리거나 판 것이 발견되거든 그 후린 자를 죽일지니 이같이 하여 너희 중에 악을 제할지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후리다’는 도적질과 같은 원어인 ‘가나브’인데, 사람을 유괴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 “한사람을”은 히브리어 ‘네페쉬’이며, ‘영혼’이나 ‘생명’으로 번역될 수 있습니다.
3. 도적질 개념의 복음적 확대
성경에서는 보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도적질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1) 말씀을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예레미야 23:30에서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그러므로 보라 서로 내 말을 도적질하는 선지자들을 내가 치리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도적질”이라는 단어는 ‘가나브’인데, 히브리어 동사의 피엘(강조) 분사형이 사용되었습니다. 예레미야 때에 많은 거짓 선지자들이, 참선지자가 하나님께 받은 말씀을 마치 자신들이 받은 것처럼 철저하게 속이거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음에도 마치 하나님의 말씀처럼 전하였음을 말해줍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도적질하는 자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반드시 심판하십니다(렘 23:32).
(2) 마음을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사무엘하 15:6에서 “무릇 이스라엘 무리 중에 왕께 재판을 청하러 오는 자들에게 압살롬의 행함이 이 같아서 이스라엘 사람의 마음을 도적하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도적하니라”라는 표현은 히브리어 ‘가나브’의 강조형으로, 압살롬이 철저하게 사람들을 속이고 그들의 마음을 훔쳤다는 뜻입니다. 압살롬은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성문 길 곁에 서서, 백성이 어려운 일을 당하여 왕에게 재판을 청하러 올 때 그들을 먼저 만났습니다. 그리고 백성의 문제를 다 들은 다음에 ‘이 문제에 있어서 내가 옳고 정당하지만, 유감스럽게 네 송사를 들어 줄 사람을 왕이 세우지 않았다’하는 식으로 말하고, 이어서 ‘만일 내가 이 나라의 재판관이 된다면, 송사나 재판할 일이 있어서 내게 오는 사람은 누구든지 공정하게 해결해 줄 것이다’라고 말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샀던 것입니다(삼하 15:2-4).
(3) 시간을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시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낭비하고 헛되이 보내는 것은 시간을 도적질하는 죄가 됩니다. 에베소서 5:16에서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도적질하여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을 위해서 사용하는 사람은, 생각지 않은 때에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될 수 있습니다(참고–요일 2:16). 세월을 아껴서 하나님의 뜻을 위해 깨어 근신하는 자들은 빛의 아들이요 낮의 아들이지만, 시간을 도적질하여 세상에 취해 있는 자들은 어두움에 속한 자들입니다(살전 5:1-8).
(4) 헌물과 십일조를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말라기 3:8에서 “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적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적질하였나이까 하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헌물이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도적질”은 히브리어 ‘카바’로, ‘가나브’보다 더 강력한 의미인 ‘강탈하다, 약탈하다, 속여 빼앗다’라는 뜻입니다(잠 22:23). 그러므로 하나님께 드려야 할 ‘헌물과 십일조’를 온전히 바치지 않고 도적질하는 것은 다른 도적질보다 큰 죄이며, 더구나 그것을 부인하는 것은 더 큰 죄입니다.
① 헌물을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인간 내면에 가득한 도둑 심리를 노골적으로 폭로하였습니다(말 3:8). 하늘 아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것인 줄로 착각하고, 물질로 드리는 감사에 인색한 것은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도적질에 해당합니다.
② 십일조를 도적질해서는 안 됩니다.
말라기 3:10에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아니하나 보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도 십일조 생활은 했으나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입니다. ‘온전하지 못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 중심 신앙이 아니라, 끼리끼리 모인 사람의 모임, 인본주의 신앙으로 바닥까지 떨어지고, 하나님 앞에 성실하지 못했음을 보여 줍니다. 온전치 못한 십일조,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물건을 도적질한 죄입니다.
4. 제 8계명을 범한 자의 최후
(1)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훔쳐 간 ‘아간’
아간은 유다 지파 세라의 증손, 삽디의 손자, 갈미의 아들(수 7:1)입니다. 그는 여리고 전쟁에 참가하여 전리품을 도적하고 사기하고 자기 집에 두었습니다(수 7:11). 여기 “사기”(詐欺: 속일 사, 거짓말할 기)는 ‘거짓으로 사람을 속여 해롭게 하는 일’을 뜻합니다. 여호수아는 “너희는 바칠 물건을 스스로 삼가라 너희가 그것을 바친 후에 그 바친 어는 것이든지 취하면 이스라엘 진으로 바침이 되어 화를 당케 할까 두려워하노라”(수 6:18)라고 미리 단단히 일러두었습니다. 그러나 아간은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취해(수 7:21) 자기 집에 둠으로써 이스라엘이 화를 당케 했습니다(수 7:1). 이로 인하여 이스라엘은 아이 성 점령에 실패했습니다(수 7:1-5). 이스라엘의 패배 원인에 대해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 대적을 능치 당치 못하고 그 앞에서 돌아섰나니 이는 자기도 바친 것이 됨이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수 7:12). “자기도 바친 것이 됨이라”라는 말씀은, 하나님께 바친 물건을 훔쳤기 때문에 그 자신도 바친 것이 되어 진멸 당하게 되었다는 무서운 말씀입니다. 여기 “자기도 바친 것”은 히브리어 ‘헤렘’이며, ‘아주 바친 물건, 멸하기로 정해진 것’을 뜻합니다(레 27:28-29, 민 18:14). 이는 첫째 하나님께 바쳐진 것은 하나님께 반드시 드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바친 것을 취하면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멸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 돈 궤를 맡고 거기 넣는 것을 훔쳐 간 도둑, ‘가룟 유다’
예수님의 사랑하는 제자 열두 명 중에 도적이 있었습니다. 가룟 유다는 열두 제자 중에 돈 궤를 맡은 자였는데, 평소 거기 있는 것을 몰래 훔쳐 갔던 도적이었습니다(요 12:6). 예수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 마리아가 예수님의 장사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300데나리온 가치의 ‘지극히 비싼 향유’를 예비하였다가, 옥합을 깨뜨려 그 전부를 다 쏟아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씻었습니다(막 14:3-5, 요 12:3-5).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기 위해 가시는 길에 온 몸과 온 마음을 다 바친 것입니다(막 14:6-9, 요 12:7-8). 이로 인해 집 안은 향유냄새로 가득했습니다. 가룟 유다는 자신 속에 있던 음흉한 마음과 물질에 대한 탐심으로 제자들의 불신에 불을 붙이고 충동질하였습니다. 가룟 유다가 이 향유를 어찌하여 300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불신에 불을 붙이고 충동질하였습니다. 가룟 유다 마음의 사악한 의도를 아시는 예수님께서는 “저를 가만 두어 나의 장사할 날을 위하여 이를 두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요 12:7-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앞으로 더 이상 돈 들어올 곳이 없게 되었으므로, 대제사장에게 찾아가서 “내가 예수를 너희에게 넘겨주리리 얼마나 주려느냐”라고 묻고는 저들이 은 30냥을 달아주자, ‘그때부터’예수를 언제 어떻게 넘겨줄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님 주변에 사람들이 없을 때를 엿보았습니다(마 26:14-15, 막 14:10-11, 눅 22:3-6). 가룟 유다는 단계별 체포 계획을 치밀하게 짰습니다. 군호를 짜고, ‘단단히 끌고 가라’라고 당부했습니다(마 26:48, 막 14:44). 예수님의 초월적인 능력으로 자신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흉악범을 잡듯 검과 몸치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막 14:48). 가룟 유다의 배반은 너무도 가증스럽고 비열했습니다. 가룟 유다는 예수님께서 무죄하다는 것을 알고도, 예수님을 은 30냥에 종교 지도자들에게 넘겨준 집 안의 강도였습니다.
5. 제 8계명의 구속사적 교훈
아담은 에덴 동산에서 제 8계명을 범하는 것과 같은 죄를 지었습니다. 원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금지된 것이었습니다(창 2:17). 그것의 소유권은 아담에게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담과 여자는 금지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몰래 따먹음으로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도적질은 전 인류를 사망으로 몰고 가, 생명을 빼앗은 가장 큰 도적질이 되었습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은 십계명과 율법의 교훈을 받았음에도, 모세의 지도권에 도전하였습니다.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과 온이 당을 짓고 족장 250명과 함께 일어나 모세와 아론을 거스렸습니다(민 16:1-3). 이들은 모세의 지도권을 도적질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땅이 입을 벌려 그들과 그 가족과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 물건을 삼켜 버렸습니다(민 16:32-33).
예수님 당시 종교 지도자들도 백성의 마음을 도적질하여 예수님을 죽이도록 만들었습니다. 명절을 당하면 백성의 구하는 대로 죄수 하나를 놓아 주는 전례가 있었는데, 이때 빌라도는 예수님을 놓아 주기를 원하였습니다. 빌라도는 대제사장들이 시기로 예수님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막 15:6-10). 그런데 대제사장들이 무리를 충동하여 죄수 바라바를 놓아 달라고 요청하게 만들었습니다(막 15:11). 결국 빌라도는 무리의 요구대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막 15:15). 이렇게 대제사장들이 백성의 마음을 도적질하여 예수님을 십자가로 내몰았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교인들의 마음을 도적질하여 하나님의 뜻과 반대되는 일을 하도록 인도하는 거짓 목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했던 서기관들이나 바리새인들과 똑같은 자들입니다(마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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